[기업탐구] ‘기록 제조기’ LG에너지솔루션, 2년 전 영광 다시 재현할까...AMPC 수혜 확대 등 돌파구 마련 분주

입력 2024-04-0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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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영광 사라져…글로벌 배터리 시장서 3위로 추락
연초 매출·영업이익 전망, 1분기 만에 각각 17.8%, 36.5% 하향
업계 "올해 1분기 저점, 반등 국면 나올 것"…AMPC 수혜 확대 주목
1980년대 임원 선임ㆍR&D 투자↑…‘캐즘’ 돌파

(사진=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2022년 1월 27일을 기억하는가? 당시 증시에 관심이 있던 투자자라면 모를 수 없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일이었다.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 기존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이차전지의 대표주로 군림하던 LG에너지솔루션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부진 영향과 함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부상까지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회사는 조직을 젊게 바꾸고 매년 R&D 비용을 늘리는 등의 해법으로 위기를 돌파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확대도 돌파구 중 하나다.

‘기록 제조기’ LG에너지솔루션, 2년 전 영광 사라져…배터리 시장서 3위로 추락

기업공개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한마디로 ‘기록 제조기’였다. ‘최초’ ‘최대’ ‘최고’ 타이틀을 모두 달았다. 공모시장에서 12조7500억 원을 조달했으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1경5203조 원의 주문액을 모아 최초로 ‘경’ 단위를 기록했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2023대 1을 기록했다. 일반청약도 114조 원이 몰렸다. 아직 이 기록을 깬 회사는 없다.

당시 그룹 합산 시가총액에서 SK그룹(180조 원대)에 밀려 3위를 기록하던 LG그룹(120조 원대)이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된 직후 단숨에 시총 110조 원이 늘어난 230조 원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러나 2년 만에 IPO의 영광은 사라졌고, 어느새 주가는 공모가(30만 원) 수준까지 내려오고 있다. 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위기감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을 제외한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지키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들어 그 자리를 중국 1위 배터리 회사 CATL에 내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이외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4.4%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24.7%) 대비 0.3%p(포인트) 내려갔다. 경쟁사인 CATL은 25.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입지는 더 좁아진다. 중국 CATL이 36.8%로 1위, 2위도 중국 BYD(15.8%)가 위치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6%로 3위다.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다. CATL과 BYD의 지난해 성장률은 40.8%, 57.9%로 집계됐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33.8%를 기록했다.

이유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요 때문이다. 저렴한 전기차에 들어가는 LFP 배터리를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기 시작하면서 중국 기업의 LFP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기업들이 LFP를 장착한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점차 점유율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대표 브랜드인 테슬라에도 LFP가 탑재되고 있다. 테슬라 ‘모델3’에 탑재된 이후 ‘모델Y’에도 사용 중이다. 중국산 저가 배터리로 여겼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연초(1월 1일) 추정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은 40조5666억 원, 영업이익은 4조1939억 원이었다. 하지만 1분기가 끝난 현재 시점 추정 매출은 33조3130억 원, 영업이익은 2조6611억 원이다. 각각 17.8%, 36.5% 하향됐다. 그만큼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

반등 국면 나올 것…AMPC 확대ㆍ1980년대 임원 선임ㆍR&D 투자 확대로 ‘캐즘’ 돌파

다만, 업계에선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 국면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이후 북미 생산거점 가동 확대에 따라 꾸준한 AMPC 증가와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미국 전기차 신차 출시 효과 등이 실적 개선 흐름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얼티엄셀즈의 미국 테네시주 2공장 양산을 앞두고 있다. 내년 이후 양산이 예상되는 미시간주 3공장, 애리조나주 단독공장,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 합작공장도 건설 중이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AMPC는 올해 1분기 2380억 원에서 2분기 3440억 원, 3분기 5390억 원, 4분기 7550억 원으로 확대되며, 내년에는 총액 5조1043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같은 기간 각각 2080억 원, 3120억 원, 5610억 원, 9980억 원의 AMPC를 예상했다. 내년엔 3조1190억 원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회사는 1980년대생 한국인 임원을 처음으로 선임하며 조직을 젊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황수연 IR 담당 상무와 박인재 미주1담당 상무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황 상무는 1980년 1월생, 박 상무는 1981년 2월생으로 한국인 임원 중 1980년대생이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후임자에 임명된 바 있다. 김 사장은 권 부회장(1957년생)보다 12살 어려 세대교체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편, 회사는 지난해 1조373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수치로 회사 출범 후 R&D 비용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R&D 비용이 약 2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5년간 배터리 분야 R&D 투자는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면서 ‘캐즘(시장 확대 이전 일시적인 수요 정체기)’을 조금씩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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