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MASH 치료제 등장…국내 업계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4-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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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4-0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미·유한·동아 각축…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도 속속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이 등장했다. 국내 기업들도 MASH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블루오션에 진입할 다음 주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를 승인했다. FDA를 비롯해 전 세계 의약품 당국이 MASH를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을 승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지방간염이다. 식습관이나 비만, 운동 부족,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질환 특성에 ‘비알코올성지방간(NASH)’으로 불렸으나, 지난해 미국 간질환연구협회 등 해외 학회에서 명칭 변경을 결의하면서 질환 이름이 바뀌었다. MASH 환자의 경우 알코올성지방간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사이상으로 간 내 염증과 섬유화로 인한 간경화가 진행된다. 증상이 악화하면 간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MASH 치료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체중을 줄이고 혈당을 조절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반면 레즈디프라는 질병 원인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작용한다. 갑상선 수용체를 활성화해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을 막는 기전이다.

국내 기업도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HM15211’와 ‘HM12525A’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HM12525A는 글루카곤(GCG),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위 억제 폴리펩타이드(GIP) 등에 삼중으로 작용하는 물질이다. 한미약품의 독자 기술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적용됐으며 현재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HM12525A는 GCG와 GLP-1 이중 작용제로, 글로벌 제약사 MSD에 기술수출했다.

유한양행은 후보물질 ‘YH25724’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다. YH25724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GLP-1과 혈당 및 중성지방을 낮추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21)가 이중으로 작용하는 물질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현재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인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DA-1241’를 개발 중이다. DA-1241은 췌장의 베타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 GPR119에 작용하는 기전의 혁신신약이다. GPR119는 포도당이나 지질 대사 산물의 양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개선할 수 있다. 뉴로보는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MASH 치료제는 경쟁 약이 드물고,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막대해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MASH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253억 달러(약 33조 원) 규모로 성정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MASH 환자 수는 40만595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대사질환과 간 질환이 급증하고 있어, MASH 신약 연구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했다”라며 “첫 신약이 임상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반향을 일으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원인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업계에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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