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백화점 수도”…‘실적 부진’ 지방 점포 리뉴얼 속도

입력 2024-04-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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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 점포 실적 부진…백화점 4사, F&B 강화·명품 유치 등 속도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국내 백화점업계가 서울 외 지역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고물가로 백화점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주요 대형 점포가 아닌 서울 외 중소 점포는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는 F&B(식음료) 강화, 명품 브랜드를 유치 등의 출구 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정준호 대표 직속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하고 대구점, 울산점, 포항점 등 지방 10개 점포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 중소형 점포에 신규 브랜드를 유치하고 체험형 콘텐츠 강화 등을 통해 점포 경쟁력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는 ‘조 단위’ 연 매출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대형 매장인 본점, 잠실점과 달리 실적 부진에 빠진 지방 점포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총괄하는 롯데쇼핑의 김상현 부회장도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백화점 비효율 점포 리포지셔닝(재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인 리뉴얼 점포는 수원점이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개점한 수원점을 10년 만에 올해 대대적으로 리뉴얼, 프리미엄 백화점과 쇼핑몰을 합친 복합몰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수원점은 인기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과 5000㎡(약 1512평) 규모 푸드홀 등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중동점에 대한 대규모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찌, 발렌시아가, 페라가모, 몽클레르 등 신규 브랜드 4곳의 입점을 확정하고 명품 카테고리를 대폭 강화했다. 서울 목동점에는 상반기 중 이탈리아 브랜드 ‘발렉스트라’가 입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재 매출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부산점을 7월 말까지 운영하고 업태를 바꿔 새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도 지방 점포 새단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전 점포가 역성장하는 등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내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 매장을 지난달 재단장했다. 기존 대비 3배가량 키워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확장했다. 타임월드점 1층에는 영국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도 오픈했다. 그라프는 1960년 영국에서 탄생한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 서울, 수도권이 아닌 지방 백화점에 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타임월드점에 ‘구찌’가 남성 전용 신규 매장을 새롭게 열었고, 최근엔 지하 1층 남성 명품 매장에 팝업 전용 공간을 조성했다.

갤러리아 광교점에선 브랜드 확대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팝업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나이키 메가숍이 문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이 오픈했다. 2월에는 경기권 백화점 최초로 유명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팝업이 들어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 파크에 몰린 인파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 파크에 몰린 인파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스위트 파크’를 8월 오픈하기 위해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스위트 파크는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유명 디저트부터 국내 빵집 등 인기 디저트 매장을 한데 모아 놓은 공간이다. 올해 2월 강남점에 처음 문을 연 스위트 파크는 하루 평균 4만7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점의 F&B 카테고리 강화로 지역 내 매출 1위 점포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서 2019년부터 8년간 진행해온 경기점의 리뉴얼을 올해 1월 모두 마쳤다. 전체 매장 면적의 90%에 달하는 4만6280㎡(약 1만4000여 평)의 공간을 새롭게 바꿨다. 특히 MZ세대고객과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아카데미, 리틀라운지, 영화관 등 문화·체험·서비스 시설을 강화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서울 외 다수의 지방 백화점은 해당 권역 내 특히 경쟁력 있고 규모가큰 백화점으로 손님들이 몰려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점포 규모가 커야하는데 한 번에 대규모 투자가 어렵기에 MD 구성을 바꾸는 등 리뉴얼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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