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 넘을 수 있다"…배당형 ETF 인기에 너도나도 '분배율 높이기'

입력 2024-04-07 08:42 수정 2024-04-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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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재원 마련' 커버드콜 적용 활발
작년까지 분배율 10% 상회 상품 드물어
인컴 수익 외 자본 차익·세율도 고려 요소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투자 시 주기적으로 현금을 쥘 수 있는 배당형 상장지수펀드(ETF) 인기를 얻으며 자산운용업계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분배율 높이기에 나섰다. 다만 실질적 투자 손익을 따져보려면 배당금뿐 아니라 기초자산 수익률과 세율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중 연 분배율 15%를 목표로 하는 커버드콜 ETF 3종을 상장할 예정이다. 이들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나 빅테크 종목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콜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한투운용이 출시할 3종 커버드콜 ETF의 특징은 목표 분배율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매월 배당금이 지급되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커버드콜 전략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분배금 마련을 위해서다. 요즘 같은 횡보장에서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은 배당금으로 나갈 현금성 자산 축적에 유리한 수단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이 낮으면 배당금 액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배당형 커버드콜 ETF 투자설명서에 목표 분배율이 구체적으로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역시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 15% 분배율을 강조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높은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한다는 점을 부각해 투자 유인을 제공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의 배당금 늘리기 경쟁에도 불씨가 붙은 모습이다. 현재 커버드콜을 포함해 전체 배당형 ETF 중 가장 높은 분배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테슬라인컴프리미엄채권혼합 액티브’다. 올해 1월 상장된 해당 ETF도 커버드콜을 적용 중이며, 지난달 지급된 첫 월 분배금은 주당 132원이었다. 목표 연 분배율은 15%에 달한다.

KB자산운용은 만기가 일주일 내로 짧은 콜옵션을 매도하는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을 올해 2월 상장했다. 이달 처음 지급된 주당 105원의 분배율은 1.01%로, 연 분배율은 12%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출시 후 석달간 배당금이 나온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도 연 분배율이 12%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는 모든 배당형 ETF를 통틀어 연 분배율 10%를 넘기는 상품이 드물었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REITs)와 고배당, 커버드콜 등을 포함해 연 분배율 1위에 오른 배당형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이었다. 이 기간 12.12%로 집계됐다. 그 뒤를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10.72%)’가 이었다.

이들 두 상품을 제외하고는 연 분배율 상위 10위권 안에 든 상품들은 연 분배율이 6% 중반대에서 9% 초반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월이나 연 단위로 배당금을 얼마나 줄 수 있느냐에 투자자 관심이 몰리며 배당형 상품 분배율이 상향되는 분위기”라며 “조금이라도 분배율을 높이려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최고 수준인 15%보다 높은 연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고개를 들며 업계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어떤 구조로 짜느냐에 따라 분배율을 15%보다 높이는 것은 현시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분배율이 ‘만능 기준’은 아니다. 먼저 기초자산의 수익성을 함께 살펴야 투자 손익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주식과 채권 등 기초자산별로 가격 변동성이 다른 데다, 금리 인하 같은 변수로 기초자산이 직면하는 시장 상황은 변화한다. 배당금이 커져도 자본 차익이 줄어들면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상품별로 다르게 부과되는 세율도 판단 요소다. 배당 재원이 과세 대상인지, 비과세 대상인지에 따라 ETF에 매겨지는 세금에도 차이가 생긴다. 예컨대 기초자산이 주식이라면 배당금은 과세 대상이지만, 장내파생상품 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으로 분류되는 식이다.

커버드콜 ETF가 기초자산 미래 상승분을 반납하고 매도한 프리미엄 재원으로 배당금을 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배당형 커버드콜은 자본 차익과 인컴 수익의 균형을 찾는 상품으로 알려졌다”며 “투자자마다 투자 성향이 다른 만큼 이를 적절히 조율해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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