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각하’와 ‘기각’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그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 ‘기각’은 소송을 제기한 절차가 적법하지만 그 내용이 실체적인 이유가 없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각하’는 소송이 갖춰야 할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원고가 청구한 내용에 대한 세부적인 판단 없이 소송을 바로 종료시킨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렇듯, 부제소 합의를 작성한다는 것은 합의 당사자로 하여금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박탈시키는 중대한 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판례는 부제소 합의에 대해 비교적 엄격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유효요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한 법률관계에 관한 것.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 △합의과정에서 의사표시의 하자가 없을 것.
즉, 특정한 사안에 대한 합의는 가능하나 모든 사안에 대한 포괄적 합의 또는 당사자가 미리 예상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한 합의, 합의 과정에서 사기 및 강박 등 의사표시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합의서를 작성하였더라도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노동분쟁을 억제하는 적법한 부제소 합의를 체결하기 위하여 사용자는 부제소 조항에 어떠한 명목과 목적으로 합의금이 지급되는지, 그를 통해 실체법상의 어떠한 의무를 면하려 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상당히 미흡하게 작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합의서가 무효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지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 근로자는 부제소 합의를 체결하여 실질적으로 본인이 얻는 이익과 포기해야하는 권리 간의 형평성을 따져보아 얻는 이익에 비하여 권리가 과도하게 상실하는 것은 아닌지 주의깊게 판단해 합의를 검토하여야 한다.
노무법인 해답 서울지사 대표 오수영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