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자만추'…미혼 남녀 20명 모인 ‘나는 절로’, 커플 결과는?

입력 2024-04-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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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30대 미혼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6일 인천 강화군 소재 전등사에서 실시한 1박2일 일정의 템플스테이에서 남녀 참가자 한쌍이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30대 미혼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6일 인천 강화군 소재 전등사에서 실시한 1박2일 일정의 템플스테이에서 남녀 참가자 한쌍이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개팅·맞선·결혼정보회사(결정사)를 통한 일대일 만남보다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선호하는 30대 미혼 남녀 20명이 목탁이 울려 퍼지는 절에 모였다.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참여를 위해서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6일) 인천 강화군 소재 전등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결혼 기피나 저출산 등을 해소하는 방안의 하나로 실시하는 ‘나는 절로’가 열렸다.

색다른 단체 미팅은 참가자 선정부터 치열했다. 남녀 각 10명씩만 모집하는 자리에 남성 147명·여성 190명이 지원했다.

상대방의 나이, 직업, 성명을 모른 채 전등사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일률적인 프로필 대신 각자의 목소리로 스스로를 표현하고 별명을 골라 이름을 대신했다.

이들은 이름표를 목에 걸고 마주 보고 앉아 스님의 덕담을 듣고, 저출산 인식 전환 교육과 사찰 예절을 배우는 입재식을 가졌다. 소원지를 작성하기도 했는데, 대개 “좋은 인연 만나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참가자들은 ‘1분 자기소개’에 나섰다. ‘나는 SOLO’(‘나는 솔로’)와 같은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다가 용기를 내 지원했다는 한 남성 참가자는 초장에 바짝 얼어붙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고 온 그는 너무 수줍은 나머지 자기소개 때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후 참가자들은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간담한 게임을 하며 차츰 긴장을 풀었다.

어색했던 분위기는 저녁 공양 시간이 되면서 달라졌다. 일부는 사찰 전각 뒤 오솔길을 오붓하게 산책하기도 했다.

야간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급격히 가까워졌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치는가 하면, 모든 참가자가 각각 10명의 이성과 일대일 대화를 하며 늦은 시간까지 서로를 탐색했다.

1박 2일 짧은 일정에도 커플 매칭률은 높았다. 주최 측이 참가자에게 마음에 드는 이성의 별명을 써서 내도록 했더니 모두 네 쌍의 남녀가 서로 일치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은 “참가자가 모두 서울·경기 권역에서 왔다”면서 광역자치단체마다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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