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T의 반란...구사일생 '티빙' 유료화 전환 시험대

입력 2024-04-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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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국프로야구(KBO) 무료 중계 이벤트를 끝으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시험대에 서게 된다. 티빙이 5월 유료 전환 이후에도 구독자를 묶어두는 ‘락인 전략’을 펼쳐 넷플릭스와 양강 구도를 공고화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분기 OTT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티빙이 유일하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1분기 내내 일 평균 활성화 이용자 수(DAU)가 증가했다. 티빙의 1월 평균 DAU는 157만 명으로 전월(130만 명) 대비 21% 상승했다. 2월에는 165만 명, 3월 170만 명으로 각각 전월 대비 5%, 3% 증가했다. 반면 넷플릭스의 1월 평균 DAU는 307만 명으로 전월 대비 3% 감소했다. 2월과 3월에는 DAU가 282만 명(-9%), 257만 명(-10%)으로 내림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OTT업계 부진 속에서도 티빙이 나 홀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추진한 티빙은 무료로 제공되는 실시간 채널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이재, 곧 죽습니다’를 시작으로 ‘환승연애3’, ‘LTNS’, ‘크라임씬: 리턴즈’, ‘피라미드게임’까지 3개월 만에 5개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특히 티빙은 법인 출범 이후 지속한 적자 속에서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1350억 원을 투자해 KBO 중계권에 투자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티빙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넷플릭스와 함께 국내 OTT 시장을 주도하는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단, 변수는 유료중계로 전환되는 5월부터다. 5월부터는 프로야구 중계를 보기 위해서는 월 5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유료화 전환 이후 제공하는 콘텐츠 퀄리티가 티빙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티빙 측은 정규 시즌에 야구 경기가 매일 진행되는 만큼 티빙에 접속하는 이용자 수가 상반기에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관측하는 반면 유료화 이후 신규 유입된 이용자를 잡지 못할 경우 적자 폭은 대폭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OTT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를 불법으로 볼 수 있는 곳이 많은 만큼 지금과 같이 송출 시스템 조작 실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유료화 이후 이용자들이 (불법 사이트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여성향 콘텐츠가 많은 티빙에서 프로야구를 주로 보는 2030세대 남성들은 프로야구가 없으면 구독을 해지할 이용자인 만큼 돈을 주고 볼만한 스포츠 콘텐츠가 지속해서 나와야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빙은 하반기에도 야구 중계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라인업을 확대하고 검증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워 신규 이용자를 확보해 넷플릭스를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티빙은 KBO 중계 외에도 분데스리가(축구), UFC(격투기), 호주오픈, 롤랑가로스(테니스)도 중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15일부터 5월 3일까지 카타르에서 진행되는 ‘2024 AFC U23 아시안컵 카타르’의 일부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로는 수많은 팬덤을 보유한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와 처음으로 선보이는 사극 ‘우씨왕후’,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러닝메이트’, ‘춘화연애담’을 선보일 예정이다.

티빙 관계자는 “2, 3분기에도 티빙 성장에 대한 신뢰감을 이어갈 다채로운 장르의 오리지널 라인업과 스포츠, 독점 콘텐츠 등 다양한 라이브러리로 이용자에게 만족감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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