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송파병?…‘경륜’ 남인순 vs ‘새인물’ 김근식 [배틀필드410]

입력 2024-04-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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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 '경합지' 서울 송파병 르포

▲서울 송파병 남인순(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근식(오른쪽)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들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두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송파병 남인순(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근식(오른쪽)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들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두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송파병은 22대 총선에서 여야 모두 주목하는 지역구다. 강남3구에 속하지만 보수세가 옅고, 직전 국회의원·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 승리했기 때문이다.

총선을 이틀 앞둔 8일 여야는 송파병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은 초접전지인 ‘한강벨트’ 사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송파구 내 유일한 여당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맞대결을 펼친다.

구도는 21대 때와 같다. 민주당에선 현역의원인 남인순 후보가 세 번째 지역구 수성에 나서고, 국민의힘에선 김근식 후보가 탈환을 노리는 ‘리턴매치’가 치러진다.

송파병이 달라졌다? 팽팽히 갈리는 민심

▲송파구 거여역 일대에 남 후보와 김 후보의 현수막이 함께 걸려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송파구 거여역 일대에 남 후보와 김 후보의 현수막이 함께 걸려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최근 송파병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만 놓고 보면 송파병은 분구 이래로 한 차례를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진보 정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에선 달랐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송파병 주민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에 과반의 표를 던졌다. 또 2022년 3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대부분의 동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날 거여동에서 만난 50대 김 모 씨는 “이미 사전투표를 했다”며 “남 후보와 김 후보 둘만 놓고 보면 비등비등하다. 저는 선호하는 정당을 보고 찍었다”고 전했다.

그는 “남 후보가 여기서 8년을 있었는데 딱히 의정활동을 못한 건 아니다. 김 후보도 충분히 자질이 된다”며 “다만 윤석열 정부가 다른 점은 몰라도 의료개혁은 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기류는 또 감지됐다. 거여동에서 오래 살았다는 손 모 씨(70대)도 “남 후보는 많이 했으니 이제 좀 바꿔야 하지 않겠냐”며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70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발언한 점을 따로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 본인은 뭘 그렇게 잘 했는지 모르겠다.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대로 공약 구체성 등을 들어 남 후보를 지지하겠단 의견도 있었다. 정권심판론도 고개를 들었다.

2년 전 위례동으로 이사왔다는 이준호(38) 씨는 “공보물을 봤을 때 남 후보의 공약이 조금 더 디테일하고 깊이가 있는 것 같다. 이 지역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도가 다르다고 본다”며 남 후보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윤 정부에 대해선 ‘검찰 정권’이라고 평가한다. 시민과 잘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 캠프 인근에서 만난 거여동 주민 이 모 씨도 “항상 민주당을 찍어왔다”며 이번에도 남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정당이라고 생각해서 지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경제가 너무 안 좋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좋은 평가를 내리지 못하겠다”고 부연했다.

◇ 김근식 “바꿉시다” vs 남인순 “경륜과 실력”

▲김 후보의 유세차량이 8일 거여역 6번 출구 앞에 정차해 있다(김은재 기자. silverash@)
▲김 후보의 유세차량이 8일 거여역 6번 출구 앞에 정차해 있다(김은재 기자. silverash@)

‘김근식이 바꿉니다’, ‘바꿀 사람’은 김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내건 주요 슬로건이다. 그는 ‘새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비례대표 임기까지 포함해 남 후보가 총 12년 국회에 발을 들인 점을 들어 인물 교체론을 띄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유세차 제일 상부에 붙은 LED 전광판 패널도 눈에 띈다. 전광판엔 “김근식으로 바꿔주세요”란 문구가 끊임없이 반짝이고 있었다. “힘있는 여당후보”, “실천이 가능한 여당후보” 등 그가 정부여당에 속해있음을 강조하는 문구도 차량을 장식하고 있다.

김 후보는 “남인순 후보가 손 놓고 미뤄놓은 위례신사선, 제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꼭 추진하겠다”며 막바지 공약 경쟁에도 불을 붙이고 있다. 위례신사선 착공 지연 해결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두 후보 모두 이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상황이다.

그는 4일 진행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도 “위례신사선이 2018년에 민자 적격성 통과했는데 2018년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고, 남 후보는 집권여당의 3선 중진 의원이었다”며 “결국 일을 안 하고 그냥 놓은 것”이라고 공격했다.

▲8일 남 후보 캠프 전경(김은재 기자. silverash@)
▲8일 남 후보 캠프 전경(김은재 기자. silverash@)

남 후보도 ‘공약 홍보’를 토대로 표심 다지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날 본지가 찾은 남 후보의 캠프엔 거대한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그 안엔 “남인순의 약속!”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가 제시한 핵심 공약들이 나열돼 있었다.

남 후보는 △위례신사선 조기 착공, 위례과천선 정상 추진 △성내천 생태하천 복원 △재건축, 재개발 신속 추진 △5대 돌봄 국가책임제 실현 등을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두 후보 캠프가 위치한 거여역 교차로에도 남 후보의 공약 현수막이 내걸렸다.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온동네 초등돌봄” 등 공약 옆으론 “실력·경륜·소통”이란 문구가 배치돼 3선 중진의원임을 부각하고 있었다.

그 아래엔 “승리임박, 투표하면 이깁니다!”라고 적힌 김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두 후보 간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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