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 부진 해외 시장에서 일부 선방
북미 시장 판매 호조와 우호적 환율 효과
SUVㆍ하이브리드 등 고가 차량 판매 확대
현대자동차·기아가 내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미 시장에서의 선전과 유리한 환율,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 등이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39조7732억 원,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3조5456억 원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8% 증가한 24조6816억 원, 영업익은 4.23% 줄어든 2조7624억 원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작년에 비해 실적 기대치는 다소 낮아졌다. 다만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3조6000억원으로 높였다.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양호한 환율 등이 호실적의 요인으로 꼽힌다. 내수 부진으로 판매 물량은 줄었으나 수익성이 개선되며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분기 판매 실적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00만2608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1.4% 늘었지만 국내 판매가 16.3%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의 판매 실적은 76만5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내수 판매가 부진했고 현대차 아산공장, 기아 화성공장이 설비 공사를 진행하며 일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반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0.7% 늘어난 19만 9851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제네시스는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난 1만4777대가 팔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호조에 따라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성장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리한 환율 여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50원을 웃돌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수익성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인다. 현대차는 환율 효과를 누리기 위해 국내 공장의 수출 비중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량은 감소하고 인센티브는 상승하는 불리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믹스 개선을 통해 다시 한번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미·유럽 비중이 높아졌고 제네시스와 SUV,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