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잠정 투표율 67.0%로 32년 만에 최고…'심판론' 유효했나 [종합] [4.10 총선]

입력 2024-04-10 20:39 수정 2024-04-1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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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투표율 평균 이상·TK는 평균 이하…최종 투표율, 11일 오전 발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총선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총선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 최종 투표율이 67.0%로 잠정 집계됐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0.8%포인트(p) 높았으며, 1992년 총선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0%에 육박한 높은 투표율은 여야가 각각 앞세웠던 '거야(巨野)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바탕으로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번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마의 70%' 벽을 넘지는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투표 마감 결과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2966만231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67.0%의 잠정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율은 2020년 21대 총선(66.2%)과 비교해 0.8%p 높고, 2016년 20대 총선의 투표율 58.0%보다 9.0%p 높다. 특히,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1대 총선이 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 기록을 세운 데 4년 뒤에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다른 선거와 비교하면 2022년 제20대 대선 투표율(77.1%)보다는 10.1%p 낮고, 같은 해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투표율(50.9%)보다는 16.1%p 높았다. 2000년 이후 실시된 역대 총선 투표율은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 △21대 66.2%였다.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가 모두 62%를 넘었고, 세종이 70.2%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서울(69.3%), 전남(69.0%), 광주(68.2%), 경남(67.6%), 부산(67.5%), 전북(67.4%) 등에서 최종 투표율(67.0%)을 웃돌았다. 울산(66.9%), 경기(66.7%), 강원(66.6%), 대전(66.3%), 인천(65.3%), 충북(65.2%), 경북(65.1%), 충남(65.0%), 대구(64.0%) 등은 최종 투표율보다 낮았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로 62.2%였다.

세종 다음으로 투표율이 높았던 서울 지역에서는 4·10 총선의 핵심 승부처이자 접전 예상지가 많았던 '한강벨트'에 속한 지역구의 투표율이 높은 편이었다. 서울 동작구 투표율은 72.2%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으며, 송파구·서초구 71.9%, 양천구 71.3%, 강동구 71.2%, 영등포구·노원구 70.4%, 종로구 70.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 중 경기에서는 과천시 투표율이 78.1%로 가장 높았고, 인천에서는 옹진군이 72.2%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도 '마의 70%' 벽을 넘지는 못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중 최고치인 31.28%를 기록함에 따라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70%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총선 투표율은 1992년 14대(71.9%)를 기록한 이후로 70%를 넘어선 적이 아직 단 한 번도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 46.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투표율은 19대 54.2%, 20대 58.0%, 21대 66.2%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지만, 이번에도 70%를 넘지는 못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중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투표율이 기대치보다 낮았던 데에는 정치권이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본 투표에 참여하던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한 '분산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70%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은 여야가 각각 앞세웠던 '거야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양측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같은 투표 열기는 사전투표율과 재외투표율이 모두 역대 총선 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미 예고됐다.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2020년 21대 총선(26.69%)보다 4.59%p 높았고,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6년 20대 총선(12.19%)과 비교하면 19.09%p 올랐다. 또한, 지난달 27일부터 1일 치러진 재외투표의 최종 투표율도 62.8%로 2012년 재외선거가 처음 도입된 19대 총선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앞세운 '거야 심판론'보다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야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더욱 불러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통적인 야권 강세 지역인 호남 지역의 투표율은 전남(69.0%)과 광주(68.2%), 전북(67.4%)이 모두 평균(67.0%) 이상을 기록했지만,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 투표율은 경북이 65.1%, 대구가 64.0%로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4년 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대구(67.0%)와 경북(66.4%)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광주의 투표율은 65.9%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대구는 직전 총선 투표율과 비교하면 3.0%p 떨어졌고, 경북의 투표율도 1.3%p 하락했다.

호남을 비롯한 야권 우세 지역에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앞세운 정권 심판론이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TK 지역을 포함한 국민의힘 우세 지역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범야권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 등이 낮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관위는 개표율이 70∼8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11일 오전 1~2시를 전후해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후보 간 격차가 큰 곳은 이보다 더 빨리 당선자가 나올 수 있고, 박빙 지역은 당락 결정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선부터는 개표 과정에서 투표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가 새로 도입됨에 따라 최종 개표 마감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예년 총선과 비교해 약 2시간 늘어날 것이라고 선관위는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실제 개표 종료는 지역구 선거는 11일 오전 4시께, 비례대표 선거는 11일 오전 6시께가 될 것으로 선관위는 전망했다.

선관위는 개표 종료 후 비례대표 의석수 산정과 배분을 하고, 11일 오후 5시 중앙선관위 전체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투표율은 전국 개표가 완료되는 11일 오전 중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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