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대북 리스크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우려 여파로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8.10원 오른 1262.00원으로 거래를 마감, 안전통화로 평가받는 달러화 선호 심리가 장중 내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가 지난 주말 혼조세로 마감함에 따라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역외 선물환율이 소폭 하락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환율은 이날 내림세로 출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은 북한발 안보 리스크의 재점화로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고 역내외 참가자들의 위험통화 선호 현상도 점차 약화되는 모습을 띠며 달러화 '사자' 분위기로 돌아섰다.
국내증시에서 그동안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던 외국인이 투자환경 불확실성 증대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며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소식 또한 환율에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다만, 수급 측면에서 최근 서울환시 특징인 수출입 업체간 달러화 실수급이 상충하는 모습이 이날 오전까지도 지속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원ㆍ달러 환율은 그러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하락 베팅이 심화되면서 오름 폭을 확대해 나갔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400선을 위협받으며 환율도 장중 1260원선을 상향 돌파했고 이후 북핵 관련 불안 사태가 대치 국면을 지속하는 등 북한과 국제사회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환율을 지속적으로 밀어올렸다.
특히,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결의안 1874호를 도출해내자 북한이 즉각 우라늄 농축 작업 착수로 맞불을 놓는 양상이라는 국내외 외신보도가 전해지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역외 참가자들은 결국 안전통화인 달러화 매수에 나섰고 은행권 참가자들도 롱 플레이에 나서며 환율 상승으로 방향을 잡은 결과, 원ㆍ달러 환율은 결국 사흘째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시중은행권 딜러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환율이 이날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북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환율의 박스권 하단이 재차 높아진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오후로 접어들면서 국내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띠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자금이 달러화 환전 수요로 이어지며 환율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간 국내증시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던 외국인들이 하락에 점차 베팅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선물시장에서 이날 4000계약 이상 순매도세를 나타내며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을 유발한 외국인들의 포지션 전환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추세적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이같은 포지션 전환은 북핵 리스크와 더불어 단기적으로는 환율에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