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줄고 2년 여 만에 두 자릿수 경쟁률…대구 '미분양 무덤' 오명 벗나

입력 2024-04-15 15:24 수정 2024-04-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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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범어 아이파크' 조감도. (사진제공=HDC현대산업개발)
▲'대구 범어 아이파크' 조감도. (사진제공=HDC현대산업개발)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물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년여 만에 미달을 피하는 동시에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등장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최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82가구 모집에 1370명이 접수해 평균 16.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4㎡A 타입과 84㎡B 타입은 각각 31.63대 1, 19.97대 1로 마감됐다.

대구에서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 단지가 나온 것은 2021년 12월 '더 센트럴 화성파크드림'(14.5대 1)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미달이 발생하지 않은 것도 이때 이후 처음이다. 대구 지역 분양단지에서는 2021년 말경부터 청약 미달 사태가 지속됐다.

범어 아이파크 직전 대구에서 분양한 '반고개역 푸르지오'와 비교해도 대조적이다. 반고개역 푸르지오는 올해 2월 239가구 모집에 19명만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0.1대 1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최근 대구 지역 미분양 주택은 감소세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해 2월 1만3987가구로 1만4000가구에 육박했던 대구 미분양 주택 수는 12개월 연속 줄면서 올해 2월 9927가구까지 줄었다. 대구 미분양 주택이 1만 가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2년 8월(8301가구) 이후 18개월 만이다.

2021년 하반기 2000가구 안팎이던 대구 지역 미분양은 2022년 빠르게 증가했다. 2022년 1월 3678가구로 시작해 2월 4000가구를 넘었고 3월에는 6000가구를 돌파했다. 두 달 뒤인 8월 8000가구 이상으로 늘었고 9월부터 1만 가구대를 유지했다.

대구는 미분양 감소세 등이 반영되면서 해당 지역 내 주택사업자들의 경기 전망도 살아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4월 대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9.4포인트 상승한 76을 기록했다. 전국 오름폭인 8.1포인트를 웃도는 수치다.

오랜만에 청약에 흥행하는 단지가 등장하고 지표도 최악을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아직 미분양 우려를 지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범어 아이파크에 청약자가 몰린 것은 범어동이 유명 학원가 등으로 워낙 선호도가 높은 곳이고 향후 시장 회복기 반등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지역이란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선호 입지나 가격에 따라 수요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현상이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청약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쏠림 현상의 일부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악성 미분양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반적인 미분양은 할인 분양이나 시장 상황 변화 등에 따라 해소될 여지가 충분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말 그대로 주인 없는 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어 개선 기대보다 악화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외부에서의 수요가 유입되고 준공 후 미분양이 해소되는 모습이 보일 때 대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월 277가구에서 4월 1000가구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9월 712가구까지 줄었고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2월 현재 1085가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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