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점에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기술이전 전략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기술이전 전담조직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 사장은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데일리 패밀리 데이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서 수익을 내는 몇 안 되는 바이오 기업이다. 최근 3년간 매출은 모두 3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까지 누적 13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고, 계약 규모는 누적 8조7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맺은 최대 17억 달러(약 2조2400억 원) 계약은 최근 2년간 글로벌 ADC 전체 계약 규모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성공적인 기술이전을 위해서는 명확한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 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기술이전 전략은 무엇인지 설정해야 한다”며 “ 창업 초기에는 조기에 기술을 이전하고, 회사가 성장하면 임상 진입 후 기술을 이전하는 전략으로 바꾸는 등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황 맞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회사의 자금과 개발역량에 따라 개발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 자금이 많고 개발역량이 높으면 독자개발하고, 자금과 개발역량이 부족하면 기술이전을 빨리해야 한다. 이외에도 회사 사정에 따라 어떤 전략으로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올 초 국내 종합 식품기업 오리온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자금 5500억 원을 획득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과 제휴로 신약 개발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박 사장은 “우리의 경쟁사가 빅파마로 인수되고, AD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시장이 좋아져 전략을 수정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1조 원이 필요했는데, 우리에겐 5000억 원이 있었다. 그래서 오리온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완벽한 자율권을 보장받았고, 신약개발 자금 1조 원을 확보하며 조기 비전 달성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술이전을 위한 전담조직과 지역별 전문 기술이전 에이전트를 활용한 현지밀착형 사업개발 활동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박 사장은 “처음부터 내부에서 기술이전 전담조직을 키워야 한다. 외부에 맡기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우리는 전 세계를 다닐 수 있는 권한을 줬다. 또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회사에 대해 말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이전을 제일 잘해줄 사람은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다. 그들이 우리 회사가 좋다고 홍보하면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3회째인 데일리 패밀리 데이는 벤처캐피탈(VC) 데일리파트너스와 바이오스타트업 간의 교류 행사다.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및 산업 전망부터 기술이전‧상장‧특허 등 스타트업 경영 전반에 필수적인 다양한 강연과 새로운 파트너십 발굴을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