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에도 미래 먹거리 챙긴다"…건설업계 연구개발비 증가

입력 2024-04-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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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2024 드론쇼코리아에서 선보인 버티포트 콘셉트 디자인. (사진제공=GS건설)
▲GS건설이 2024 드론쇼코리아에서 선보인 버티포트 콘셉트 디자인. (사진제공=GS건설)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기술 고도화로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한편 도심항공교통(UAM), 수소 등 신사업으로의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22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사 중 확인 가능한 17곳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연구개발비 총액은 1조1307억 원으로 전년보다 26.6% 증가했다. 조사 대상의 대부분인 14개 건설사가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쓴 곳은 시평 1위인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업계 전체의 40%가 넘는 4759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0.89%에서 지난해 1.14%로 높아졌다.

삼성물산은 △고중량 몰탈의 실용화를 통한 바닥충격음 저감성능 향상 △동절기 양생용 스마트 열풍기 개발 △건설용 앵커 설치 로봇 실용화 △해체 철거공사 신공법 개발 등의 연구개발 실적을 내놨다.

현대건설은 두 번째로 많은 1642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저감 등 건축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뿐 아니라 신성장동력 확대를 연구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주요 연구개발 실적으로는 △H-모듈러 공동주택 프로토타입 개발 △UAM 버티포트 비전수립과 핵심기술 발굴 △부유식 해상풍력 설계기술 확보 및 요동저감형 콘크리트 부유체 개발 △H-스마트시티 미래비전 수립 기획 △미래 건강주택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 △건설 시공 현장 적용 가능 탄소 저장 기술 발굴 및 평가 등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EPC(설계·구매·시공)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기술은 물론이고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원자력, 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등에 관한 핵심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며 "디지털 현장관리와 건설 로보틱스,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스마트 건설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350억 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720억 원 정도로 두 배 이상 늘렸다. GS건설은 모듈러 주택 기밀화 시공과 UAM 버티포트 설계 기술 연구 등에 비용을 투입했다.

또한 DL이앤씨는 연구개발비를 2022년 545억 원에서 지난해 730억 원으로 33.8% 확대했고 인공지능 기반의 건축설계 자동화 기술개발 등의 과제를 진행했다. 포스코이앤씨(409억 원)와 롯데건설(347억 원), SK에코플랜드(285억 원)의 연구개발비는 각각 22~28%가량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스마트 세이프티 플랫폼 기능 확대와 고순도 니켈 정제 기술을, 롯데건설은 CO2 free 수소 생산기술 개발, SK에코프랜트는 그린 수소 실증 기술 개발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태영건설(701억 원)과 계룡건설산업(31억 원), 금호건설(20억 원), 동부건설(243억 원) 등 중견건설사들도 30~40% 정도씩 연구개발비가 늘었다.

증가 폭은 HDC 현대산업개발(172억 원)과 코오롱글로벌(2억5500만 원)이 각각 709%, 292.3%로 두드러졌는데 기존 연구개발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영향이다.

아이에스동서는 2022년 28억9000만 원에서 지난해 15억5500만 원으로 46.2% 감소했다. 아이에스동서 연구개발비 중에서는 위탁용역비가 가장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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