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LG디스플레이가 500억원 정도를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파일럿 라인 한 개 정도를 만들겠다는 의미”라면서 “본격적인 장비 발주는 내년 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컨대 이날 LG디스플레이의 발표는 연구개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파일럿 라인을 가동한 이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양산설비를 설계를 마치고 장비 발주를 시작하게 되면 빨라도 2010년 말이나 2011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태양전지 사업 참여에 기대를 걸었던 장비 업체들은 일단 올해는 본격적인 장비 납품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야 할 형편이다.
다른 장비 업체 관계자도 “애초 지난 4월 경에 장비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LG디스플레이의) 투자결정이 조금씩 늦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파주공장 내에 파일럿 생산라인과 옥외 시험 발전시설을 구축 등에 500억원을 투입해 태양전지 R&D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을 16일 밝혔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박막형 태양전지 연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현재 10여명 수준인 연구인력을 올해 말까지 50여 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8% 수준의 전기 변환효율을 2010년에는 12%까지 확보한 후 상업생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2012년에는 전환효율을 14%까지 끌어 올리는 한편 제조원가를 1W(와트)당 1달러 미만으로 낮춰 충분한 상업성을 확보하겠다는 로드맵도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500억원의 태양전지 R&D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LG디스플레이의) 태양전지 사업 참여를 앞당긴 것”이라면서 “장비 업체들은 (로드맵의 가시화로) 오히려 기대감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말. LG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별 차세대 사업을 정리하면서 LG전자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 LG디스플레이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으로 이원화 한다는 복안이 드러나면서 부터였다.
LG전자가 2010년 12월까지 2200여억원을 투자해 240MW급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히는 등 태양전지 사업에 속도를 낸 것에 비해 LG디스플레이는 사업방향 결정 이후 최근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