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반영해야”...고개 숙이고, 울먹인 與낙선자들

입력 2024-04-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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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4·10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감정에 북받쳐 울먹였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오신환 전 의원(서울 광진을)은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일단 당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감 능력을 상실했다. 두 번째는 유능한 정당,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대안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세 번째는 당내 민주주의”라며 “용산과의 관계,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 지난 전당대회에서의 비민주성 등 집권 이후 당과 용산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진 일들이 누적돼 쌓였고, 국민들에게 이번에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손범규 조직위원장(인천 남동갑)은 “국민의힘이 민생, 민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패배했다는 의견이 많았고, 당과 용산도 소통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내부에서부터 체질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혁신적인 비대위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며 “전당대회까지도 혁신적인 결과가, 당 지도부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을 많이 냈다”고 했다.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도 있었다. 김영우 전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수도권에서 크게 패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낙선한 정치인,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을 홍준표 대구시장보다 먼저 만났어야 한다”고 했다.

김준호 전 선대위 대변인(서울 노원을)은 “이종섭, 황상무 사건 이후에는 저를 ‘노원을 김준호 후보’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어떤 몇몇 분이 ‘대통령실이나 당을 봤을 때는 너를 절대 찍어줄 수 없다’고 했다”며 “송사리가 아무리 열심히 헤엄을 쳐도 고래가 잘못된 꼬리 짓을 하면 송사리는 죽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현행 규정은 ‘당원 투표 100%’다. 이혜훈 전 의원(서울 중성동을)은 “당원과 국민 비율을 5 대 5로 주장하는 의원이 있지만, 힘들다면 7 대 3 정도까지는 복원하는 것을 얘기하려 했다”며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면 당 대표에 준하는 고출력 스피커가 여럿 확보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재영 전 의원(서울 강동을)은 “당원 의견을 무시하자는 게 절대 아니고 국민 의견이 반영되는 수준은 돼야 한다”며 “50 대 50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최소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당심은 선거에서 필패라는 것을 봤기 때문에 민심이 반영되는 룰로 변경돼야 한다”고 했다. 최재형 전 의원(서울 종로구)도 “(전당대회 룰을) 반반 정도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100여 명이 넘는 낙선자들이 모인 간담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낙선자들이 서로 발언하겠다며 손을 들었다고 한다. 일부 낙선자들은 발언 중 눈시울을 붉혔다.

호준석 대변인(서울 구로갑)은 “개인적인 감정이 (격해져) 울먹거린 분도 있고,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진정성을 보인 분들도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격양되거나 격론이 오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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