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이어 던킨도?…SPC ‘민주노총 파괴 의혹’ 수사 확대되나

입력 2024-04-22 13:52 수정 2024-04-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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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청, 중앙지검과 보조 맞춰 던킨 승진차별 등 수사
파리바게뜨 노조 탈퇴 강요 방식과 비슷…“조직적 지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  (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연합뉴스)

허영인 SPC 회장 등이 파리바게뜨 ‘노조 탈퇴 강요’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운데, 검찰이 계열사인 던킨도너츠의 부당 노동행위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승진차별 등 불이익이 조직적으로 진행됐다는 노조 측 주장에 따라 계열사 전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최종필 부장검사)는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 노동행위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안양지청은 지난달 말 비알코리아 소속 민주노총 조합원 A 씨를 불러 조사한 데 이어 노조 측에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서 등 수사 참고 자료를 요청해 제출받았다. 앞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비알코리아의 부당 노동행위를 인정한 바 있다.

중노위 판정서를 보면, 2021년 1월자 승진 인사에서 민주노총은 승진 대상자 20명 중 3명(15%), 한국노총은 승진 대상자 34명 중 30명(88%)이 승진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불법 파견을 지적하자 SPC는 자회사를 설립해 ‘제빵사 직접 고용’을 시행했다”며 “그 이후 회사 측 말을 잘 듣는 한국노총을 교섭대표 노조로 만들고 민주노총 조합원은 노골적으로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소속이자 해당 생산 라인장이 민주노총 조합원을 향해 “대표이사까지 회장님한테 불려가서 혼났다”, “거기(민주노총) 있는 순간 회사를 등진 것”이라거나, 생산팀장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게 진급 시켜줄 테니 민주노총을 탈퇴하지 말고 스파이가 되어 달라는 취지의 내용도 판정서에 담겨있다.

중노위 심판위원회는 “동질의 균등한 근로자 집단임에도 인사평가 및 승진 결과에서 나타난 양 집단 사이에 현격한 격차는 부정적‧차별적 의사를 갖고 평가를 한 것에 기인한다”며 “법에 따른 권리를 지키고 사용자의 위법행위를 시정하기 위한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고 불이익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사건은 파리바게뜨 노조 탈퇴 강요 의혹과 방식이 똑같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21일 허 회장을 비롯해 황재복 대표, 서병배 전 대표 등 SPC 전현직 임원 및 노조 관계자 총 18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법인도 불구속 기소했다.

허 회장 등은 2021년 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 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2021년 5월 민노총 노조 소속 근로자들의 정성평가 점수를 낮게 줘 승진에서 탈락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허 회장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만 집중해서 봤을 리는 없다”며 “화물연대 SPC지부 배송기사, 계열사 SPL, 비알코리아 모두 비슷하게 민주노총 탈퇴 강요와 차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양지청은 중앙지검의 수사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비알코리아 사건은 2022년 1월 검찰에 송치된 후 2년 만에 수사가 재개된 것이기도 하다. 안양지청 관계자는 “추후 중앙지검에서 사건을 가져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썬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PC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별도로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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