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국내 해운사 인수로 선박 확대 나서나

입력 2024-04-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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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선박 늘리는 중장기 목표 발표
조선사 도크 부족…신규 건조론 목표 달성 못해
해운사 인수로 15년간 사용할 선박 보충 가능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의 모습. (사진제공=HMM)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의 모습. (사진제공=HMM)

HMM이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은 현재 84척에서 130척, 벌크선 등 기타 선박은 36척에서 110척으로 늘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호황기라 도크가 부족해 신규 건조를 진행하면서 국내 중형 해운사 인수를 병행하는 전략이 제시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 선복량을 현재 92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150만TEU로, 벌크선 등 기타 선박은 630만 중량톤수(DWT)에서 1228만DWT로 확대할 방침이다.

HMM은 기존에 2026년까지 컨테이너 선복량 120만TEU, 벌크선 55척 확보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운동맹 재편 등 향후 해운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이라 더 큰 목표를 세워 주력 사업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HMM이 신규 건조를 맡겨야 할 국내 조선사들이 호황기인 상황이라 빈 도크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대표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경우 2027년 인도분까지는 대부분 계약을 마친 상황이라 HMM이 지금 당장 발주를 해도 최소 2028년부터 선박을 인도받을 수 있다.

현재 해운사들은 해운동맹 재편기를 맞아 경쟁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어 HMM이 4년 간 마냥 신규 선박만 기다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HMM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SK해운이나 에이치라인해운 등 국내 해운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SK해운은 벌크선을 비롯해 액화석유가스(LPG)선, 원유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선, 가스선 등 다양한 선박을 총 60척 가량 보유 중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48척을 운용 중이며 이중 벌크선이 31척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HMM은 지난해 현대LNG해운 인수를 시도했지만, 인수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계약이 최종 무산된 바 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IMM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의 가격을 최소 5000억 원 이상으로 책정했는데, HMM은 3000억 원대를 제시했었다.

당시에도 HMM이 현대LNG해운을 인수하려는 주된 이유는 약 85%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 비중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HMM이 국내 해운사를 인수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형 해운사들이 보유한 선박들은 국제해사기구가 추진하는 2050 탄소 중립 중장기 목표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도 “그럼에도 향후 15년 정도는 유지·보수를 통해 충분히 운영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MM이 해당 선박들은 운용하면서 시간을 벌고, 그와 함께 친환경 선박을 발주해 장기적 관점에서 노후 선박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선복량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MM 관계자는 “아직은 선복량을 늘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반기 중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이지만, 신규 건조뿐 아닌 용선 등 다른 방법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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