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게 진짜 고속열차지"…미리 타본 'KTX-청룡'

입력 2024-04-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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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운행, 2027년부터 17대 투입

▲이기철 코레일 차량본부장이 22일 대전역에서 동대구역으로 가는 KTX-청룡 안에서 KTX-청룡의 재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철도공사)
▲이기철 코레일 차량본부장이 22일 대전역에서 동대구역으로 가는 KTX-청룡 안에서 KTX-청룡의 재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철도공사)
5월부터 서울~대전~동대구~부산역만 정차하는 급행 고속열차 'KTX-청룡'이 운행을 시작한다. 현재 운행하는 KTX-산천은 정차역에 따라 서울~부산이 3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정차역이 가장 적은 열차를 타면 2시간 36분이 가장 빠르다. KTX-청룡은 서울~부산을 2시간 17분 만에 주파한다. 진짜 고속열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22일부터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1200명 대규모의 시승행사를 진행 중이다. 기자도 시승 첫 날 오전 11시 19분 대전역을 출발하는 KTX-청룡을 타고 동대구역까지 시승했다. 안타깝게도 대전~동대구 구간은 정차역이 김천구미역밖에 없어서 기존 KTX와 걸리는 시간은 거의 같았다.

코레일에 따르면 KTX-청룡은 동력분산식으로 개발됐다. 앞뒤 운전실을 제외한 나머지 객차 6칸에도 모두 동력·제동장치가 배치돼 있다는 뜻이다. 동력분산식으로 돼 있어서 300㎞/h 도달까지 소요시간이 3분 32초로 기존 KTX(5분 16초) 대비 1분 44초 단축된다. 역 간 거리가 외국보다 가까운 국내 철도 환경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총 좌석 수도 515석으로 KTX-산천(379석)과 비교해 35% 늘어났다. 두 대를 연결해 복합열차로 운행하면 한 번에 1030명까지 탈 수 있다.

직접 타본 KTX-청룡 내부는 기존 KTX와 비교해 쾌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력분산식의 장점인 공간감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를 타다 전기차를 처음 탔을 때 느낌과 비슷했다. 기존보다 좌석 공간(106㎜→126㎜(20㎜↑)과 객실 통로 450㎜→604㎜(154㎜↑)가 넓어졌다. 편의설비도 좌석마다 개별 창문이 있어 각자 원하는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무선충전기와 AㆍC타입 USB포트도 설치돼 있다. 이날 타보지는 못했지만 우등실에는 객실 모니터 크기가 21.5인치(기존 19인치)로 시인성을 높였다고 한다. 대형 짐 수납공간도 안으로 들어왔다. 동대구역에서 내리는 데 KTX-청룡은 차량 높이가 높아 승강장이 더 낮아보였다. 승강문 발판도 두 개가 자동으로 나왔다.

KTX-청룡에 대한 기대는 크다. 5월 1~19일 운행하는 KTX-청룡은 1만7884명이 예약을 해서 예매율이 33.1%를 기록했다. 시승단 모집도 일찌감치 마감됐다. 다만 KTX-청룡을 보기는 당분간 쉽지 않다. 5월부터 주 중에는 경부고속선 2회, 호남고속선 2회만 운행하고 주말에는 두 대를 연결한 중련 운행 방식으로 경부고속선에 4회 투입한다.

청룡을 자주 보려면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평택~오송2복선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2대에서 17대까지 늘릴 계획이고 향후 더 확대한다. KTX-청룡은 320㎞/h까지 달릴 수 있으나 2027년까지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300㎞/h가 최대속도인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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