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발표 D-1 테슬라…악재 쏟아졌다

입력 2024-04-23 15:56 수정 2024-04-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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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7거래일 연속 하락에 15개월래 최저치
시총, 전성기 대비 반 토막
전기차 수요 감소·재고 증가·가격 인하 ‘악순환’ 빠져
저가 전기차 ‘모델2’ 출시 지연
기대작 ‘사이버트럭’ 양산 사실상 실패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갖가지 악재에 휘말렸다. 수요 감소, 판매 부진, 재고 증가와 판매 가격 인하, 실적 부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른바 ‘비셔스 사이클(Vicious cycle·악순환)’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1분기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40% 떨어진 142.05달러에 마감했다. 주가 12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한 끝에 15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3% 급락 중이다.

시가총액도 4524억 달러(약 623조8600억 원)까지 급감했다. 시총 기준 월마트와 엑손모빌, 유나이티드헬스에 이어 15위다. 바로 전날에는 그나마 13위였다. 테슬라는 2021년 11월 시총이 1조 달러를 돌파해 미국 증시를 이끄는 7개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에 들었으나, 이제 시총이 전성기 대비 반 토막 나면서 그 지위가 위태로워졌다.

주가는 테슬라를 둘러싼 갖가지 악재가 쏟아지면서 내림세다. 먼저 글로벌 전기차 산업 수요 감소로 인해 작년 하반기부터 테슬라 판매가 부진했다. 이달 초 테슬라는 “올해 1분기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한 38만6000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판매 부진은 곧 재고 증가를 불러왔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택했다. 미국과 독일에 이어 중국에서까지 가격을 낮췄다. 국가와 환율·모델별로 차이가 있으나 우리 돈으로 평균 300만 원 안팎 인하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2022년 상반기부터다. 이때부터 1대당 판매 마진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2년 1분기 기준, 테슬라의 판매 마진율은 30.1%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는 이 비중이 15.1%까지 주저앉았다. 2년 만에 마진율도 반 토막 난 셈이다.

테슬라는 결국 1분기 실적 발표를 일주일 앞둔 16일 전 세계 임직원(약 14만 명)의 약 10%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곧바로 투자업계에서는 “테슬라가 1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감원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사실상 회사가 어닝쇼크를 예고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로이터는 ‘테슬라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그 배경으로 신차 부재와 양산 실패 등을 꼽았다.

먼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중심이 중저가형으로 이동하면서 비싼 테슬라가 외면 받기 시작했다. 모델3의 아랫급으로 다시 한번 테슬라의 부흥을 끌어줄 중저가 차종 ‘모델2’도 감감무소식이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출시’를 공언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테슬라는 “모델 2는 2026년 이후에나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큰 기대를 모았던 사이버트럭은 현재 판매 중이나 사실상 양산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차체에 스테인리스강 소재를 쓰면서 성형과 조립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가격도 애초 공언했던 것보다 15% 비쌌다. 연간 14만 대는커녕 2만 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출시와 함께 머스크 역시 “우리가 무덤을 팠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처럼 모델2의 출시 연기와 사이버트럭의 양산 실패는 테슬라에 치명적이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모델2가 등장할 2026년까지 테슬라가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테슬라는 현재 양산이 가능한 판매 차종이 4종에 불과하지만, 모델3와 모델Y 등 2종이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테슬라는 다양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미리 감지한 도이치방크는 테슬라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낮췄다. 배런스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주식이 전문인 애널리스트 가운데 35%만이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S&P500 기업의 평균 매수 등급 비율 약 55%에 크게 못 미친다. 또 애널리스트들의 테슬라 목표주가 평균 역시 연초의 241달러에서 현재 123달러로 대폭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위기는 지난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커지고 있다”라며 “ 모델2 출시를 미루면서 로보택시에 집중하고 있는 머스크 CEO의 전략을 투자업계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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