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영업이익 1년 새 65% 줄었다… 韓 경제 '경고등'

입력 2024-04-24 11:00 수정 2024-04-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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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발표
2022년 71조9000억 원→2023년 24조5000억 원
1년 새 47조 넘게 이익 증발

지난해 국내 4대 그룹 영업이익이 1년 새 65% 이상 폭락하며 대한민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1위를 유지해오던 삼성그룹은 1년 새 90% 넘게 감소했고, SK그룹 역시 80% 이익이 줄었다. LG그룹은 영업적자를 냈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은 현대차와 기아의 약진에 힘입어 40% 이상 늘어나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기세를 떨쳤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4대 그룹 주요 국내 계열사 영업이익(별도 재무재표 기준) 변동 현황’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 4대 그룹에 포함된 국내 계열사 306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은 24조 518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영업이익 71조 9182억 원에서 1년 새 47조 4000억 원이 증발한 셈이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65.9%에 이른다. 4대 그룹의 국내 비중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경제에 이미 적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다.

4대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다. 이번 조사 대상 삼성 계열사 59곳의 2022년 영업이익 규모는 38조 7465억 원에 달했는데, 2023년에는 2조 8363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2022년에 25조 31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삼성전자가 작년에는 되레 11조 52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이 결정타였다.

삼성전자가 작년 11조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본 탓에 올해 내야 하는 법인세 금액이 ‘제로(0)’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왔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한 푼도 안 내게 되면서 전체 세수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2위인 SK그룹 계열사 135곳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익 규모도 2022년 19조1461억 원에서 2023년에 3조9162억 원으로 1년 새 15조2299억 원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적자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만 해도 영업이익이 7조 6609억 원에 달했는데, 작년에는 4조 6721억 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LG그룹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LG그룹 계열사 48곳의 2022년 영업이익은 1조 4429억 원이었는데, 작년에는 2707억 원 넘게 영업적자를 냈다.

LG전자는 1년 새 4659억 원 넘게 이익이 늘었지만, LG디스플레이가 3조 8841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데다, LG화학도 2022년 1조 522억 원 영업이익에서 작년에 1091억 원 적자로 주저앉으면서 그룹 전체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차그룹만 영업이익이 40% 넘게 증가했다. 50개 계열사의 2022년 영업이익은 12조 5827억 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에는 18조 362억 원으로 1년 새 5조 4535억 원 이상 늘었다.

주력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역할이 빛났다. 현대차는 2022년 2조 8285억 원에서 2023년에 6조 6709억 원으로 1년 새 3조 8424억 원 증가했고, 기아도 3조 8억 원에서 6조 3056억 원으로 3조 3047억 원 이상 늘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핵심 기업인 삼성, SK, LG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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