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1분기 사상 첫 흑자 전망...광고·물류비 개선해 손실 줄여
작년 최대 실적 오아시스, 연내 AI 무인결제로 인건비·매장↓
정육각, 컬리, 오아시스 등 신선식품 이커머스가 비용절감과 물류효율화를 통해 ‘흑자’ 고삐를 당긴다. 특히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아 만년적자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다.
24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대상 직접판매(D2C)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은 올 6월흑자전환을 목표로 경영 개선작업에 한창이다. 정육각은 새벽배송 위주인 신선식품 이커머스와 달리 ‘초신선’이 최대 특징이다. 도축 4일 이내 돼지고기와 당일 도계한 닭고기, 당일 얻은 계란·우유 등을 고객 주문 즉시 당일배송 또는 새벽배송을 한다.정육각은 2022년 기준 매출 414억 원, 영업손실 28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폭도 2022년 대비 80% 가까이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육각은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지 않아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한 비용 구조로 전환했다.이를 위해 제조공장 가동일을 주 5일에서 7일로 늘려, 주말 수요에 대응하고 신선식품 재고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또 2022년부터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대량 생산-대량 유통-대량 판매 마케팅)을 줄였다. 대신 고객관계관리(CRM)를 고도화시켜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였다.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신규 고객 유치 대신 기존 고객에 집중한 것이다. 정육각은 5~6월 중 2차 가공식품을 론칭, 외형확대에도 나선다. 육류가 주재료인 국탕류를 메인으로 상품을 확장한다.
작년 12월부터 3개월 연속 월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낸 컬리는 올 1분기 사상 첫 흑자 달성을 확실시 하고 있다. 컬리도 판관비를 줄이는 동시에 직접물류비를 개선했다. 특히 광고선전비를 2022년 500억 원 대에서 2023년 300억 원대로 크게 낮췄다. 효과가 크고 확실한 광고만 두고 나머지 광고는 모두 줄인 셈이다. 여기에 직접물류비 개선이 컬리의 영업손실폭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신규 창원·평택 물류센터의 생산성 증대와 동시에 송파 물류센터의 문을 닫아 주문처리비용을 크게 줄였다. 또 배송단가 경쟁력 확보, 배송 집적도 향상 등도 배송비 절감의 이유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오아시스의 실적 전망도 올해 맑다. 오아시스는 연내 인공지능(AI) 무인결제 시스템을 상용화시켜 오프라인 매장 인건비를 추가로 줄일 방침이다. 오아시스의 AI 무인결제 시스템은 360도로 물건을 인식, 가격을 스캔해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상품의 인식률 개을 위해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해 왔다. 오아시스는 현재 무인결제 시스템 관련 특허 3개를 특허청에 등록했고 추가 특허출원도 준비 중이다. 또 오아시스는 2022년 63개였던 오프라인 매장을 지난해 59개로 축소, 점포 효율화도 꾀했다.
이들 업체의 올해 성과가 중요한 건 향후 신선식품 이커머스업계의 사업 향방, 더 나아가 상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신선식품 이커머스는 만년적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올해 이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 ‘돈 벌 수 있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각인 시킬 수 있다. 이는 곧 투자 유치, 상장 등으로 이어진다. 컬리와 오아시스는 작년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철회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커머스의 사업력을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올 해 초부터 업계 전반에 흑자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고무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