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폐업까지 속출…일본 기업들, 직장 문화 혁신 모색

입력 2024-04-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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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종신고용보다 워라밸 선호
기업들 임금 파격 인상ㆍ복지 강화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20일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20일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 기업들이 구조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자 젊은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는 직장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보도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데이코쿠뱅크에 따르면 3월까지 12개월 동안 313개 기업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파산을 신청, 전년비 2배 이상 증가했다. 10년 전 관련 데이터 집계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렇게 인력 확보가 기업 생존의 문제가 되면서 3월에 일본은 30년 만에 가장 큰 높은 5% 이상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1월 조사한 1만 개 이상의 기업 중 60%가 4월 시작하는 회계연도에 임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2006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앞서 일본 전후 세대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하면서 종신 고용, 능력보다 연공서열 우선, 휴가 없는 긴 노동 시간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청년 인구가 풍부하고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20세기 후반에 국가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은 수년 전에 사라졌다.

이제 일본의 젊은층들은 워라밸과 임금을 종신고용보다 더 중시한다. 지난달 취업정보사이트 ‘마이나비’가 내년 4월 취직을 원하는 12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조사한 결과 급여와 휴가 조항을 포함한 ‘좋은 보상’이 23%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전년에 비해 5%포인트(p) 증가했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기업문화가 2위, ‘안정성’이 3위로 집계됐다.

마이나비의 요스케 하세가와 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이 세대는 초등학교 때에는 지진과 쓰나미를, 고등학교, 대학교 때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았다”면서 “1980년대 후반 버블 시대처럼 경제가 활황이던 시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보수도 좋고 안정적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요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들의 채용 방식과 직장 문화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약 100개 기업이 참여한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한 대형 유통업체 채용 담당자는 닛케이에 “내년에 120명의 졸업생을 채용해야 하는데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학생들이 휴가를 보내며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음에 따라 워라밸 근무환경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행사에 참석한 한 대학생 3학년 학생은 “취미인 뮤지컬 관람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다”면서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일에 헌신하셔서 존경하지만 나는 제대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유수의 스마트폰과 자동차, 컴퓨터,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미네베아는 수십 년 동안 홍보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미네베아의 카이누마 요시히사 회장은 최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고용주가 직면하고 있는 제1과제는 인재 유치”라면서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전자기기를 만드는 것보다 유튜버가 되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일본 아이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다”고 밝혔다.

이어 카이누바 회장은 “졸업생들은 일하고 싶은 곳을 고려할 때 자신과 부모가 가장 잘 아는 인기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면서 그 일환으로 도쿄 본사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층짜리 대화형 전시장을 설치했다고 알렸다. 또 TV 광고, 골프 경기 개최, 프로 운동선수 후원 계약, 언론사와의 인터뷰 등 젊은이들의 구직 리스트에 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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