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29일 영수회담...1시간 차담서 어떤 얘기 나눌까

입력 2024-04-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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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조율로 평행선 그리던 영수회담
이재명 26일 최고위서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 만나겠다"고 발언 뒤 급물살
민주당ㆍ대통령실, 실무 협의 착수해 29일로 확정
의제 제한 없이 1시간 차담으로 진행
민주당, 민생회복지원금 및 추경 편성 등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회동을 한다. 윤석열 정부 첫 영수회담이다. 의제 조율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답보상태에 놓였던 회담은 이 대표가 "일단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힌 뒤 급물살을 탔다. 회담은 1시간 이상 의제 제한 없이 이뤄진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 일정을 발표했다.

홍 수석은 "오늘 오전 민주당 천준호 정무기획실장과 3번째 실무접촉을 가졌다"며 "이 자리에서 이 대표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대통령의 뜻과 의제 합의 여부 상관없이 신속히 만나겠다는 이 대표의 뜻에 따라 오는 29일 월요일 오후 2시 대통령실에서 회동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동이 민생 경제를 살리고, 국정 현안을 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은 이번 회담이 차담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차담 혹은 오찬 중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 날짜를 마냥 늦출 수 없어서 가장 빠른 날로 한 것"이라며 "또 오찬을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두 분의 뜻을 감안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회담 시간은 약 1시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나,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화가 더 길어질 경우 시간제한 없이 진행한다.

전날 실무진 두 번째 빈손 회동 뒤 변화...왜?

이번 회담은 이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과 관련해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 오랜만이라 의제도 정리하고 사전 조율이 필요한데 녹록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일단 소통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나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민생 현장의 서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윤 대통령도 국민의 어려운 상황과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 하면 난국을 타개할지 함께 고민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간 양측은 의제 조율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앞서 2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실무회담을 진행했지만, 온도차만 확인한 채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이 '전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여러 의제를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결론을 내고 만나는 것은 국회법 위반 등으로 부적절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은 10과목이 있다면 단 몇 과목이라도 답안을 작성하고 만나자는 것"이라고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회담이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주요 의제를 제안하고 대통령실의 검토 의견을 요구했는데 제시하지 않았다"며 "그런 의제로 회담이 계속 지연되는 것보다 국민들이 민생이 너무 어렵고 절박해, 시급하게 두 분이 만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이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 그에 따라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은 부족하지만 만나서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영수회담, 어떤 얘기 나눌까

관심사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느냐다. 이번 회담의 의제는 광범위할 전망이다. 홍 수석은 국무총리 인선과 핵심 국정과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냐는 질문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께서도 회담 준비를 하고 계시다. 가장 중요한 게 민생 현안과 국민적 관심 사안들이다. 이 대표와의 만남 속에서 모멘텀을 찾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대통령께 전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민생회복지원금, 추경 편성 등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제 범위를 정하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민감한 사안 역시 언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천 실장은 "특정 의제를 제안하거나 어떤 의제는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없었다"고 했다.

이번 회담에는 민주당 측에선 천준호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과 관련해 "초대에 응해줬으니 준비를 잘해라, 잘 모시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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