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미의 쪽박투자에 대한 제언

입력 2009-06-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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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자,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액면가 미만의 저가주와 테마성 종목들에 대한 '묻지마 투자'에 나서고 있어 또 다시 '깡통계좌의 추억'이 되살아 나고 있다.

지난 99년 벤처 열풍속에서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고 눈물 흘리며 증시를 떠난바 있다. 쪽박 찬 개미들이 두 번 다시 주식시장을 쳐다보지 않겠다며 등을 돌렸다. 당시 개미들 사이에는 세상에 아무리 머리가 좋고 능력 있어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식'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자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주식'이라는 푸렴썩인 말이 회자(膾炙)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기록하자 증권사 객장과 주식투자 강연회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들이 모여 들었다. 물론 결과는 쪽박 내지 반토막이었다.

주식투자에 실패한 개미들이 최근엔 대박을 꿈꾸며 무리하게 ELW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엔 금융감독당국과 증권사들이 한몫 했다.

그러나 ELW 투자자중에 옵션의 무서움을 아는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 걱정이 앞선다. 그 많던 옵션전문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들이 지금 한 손에 꼽을 만큼 줄어든 이유를 제대로 설명이라도 해 줬는지 의문이다.

가끔 개인투자자들로 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주식 초보인데 손실이 많이 나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실제 속내는 정말로 공부를 하고 싶다기보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비법이나 재료가 있는 종목을 알아내려는 성급한 마음이 앞서 보인다.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는 길은 공부도 아니고 특별한 기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주식투자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해야 한다. 즉 자기만의 투자 철학을 먼저 정립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이렇게 정립된 투자 철학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 배어 있어 가슴으로 먼저 느끼고 자동적으로 움직이게 되어야만 한다.

증권사에서 아무리 컨설팅을 해 준다고 해도 매도 시점을 알려주진 않는다. 왜냐하면 증권사는 펀드든,약정이든 팔아야만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펀드 수익률이 지난 3년 동안 30% 수익률이 났으니 이제 그만 정리하고 떠나시죠?'를 기대하지 마라. 하늘이 두쪽 나도 그럴 일은 없다.

결국 모든 것은 투자자 자신의 책임이다. 같은 실수를 번복해선 절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 코스닥시장에서 말도 되지 않는 테마주와 저가주에 몸을 싣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냉정하게 자신을 뒤돌아 봐야 한다.

자기가 보유한 주식이 어떤 종목인지, 몇 종목인지 조차 모르는 개인 투자자여 빨리 증시를 떠나라. 보유한 종목들을 다 처분하고 그 돈으로 삼겹살에 소주한잔 하는게 남는 장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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