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 이어 ‘K-식탁 왕좌’ 위한 베이스캠프…하림 푸드로드 [르포]

입력 2024-05-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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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함열읍 12만3429㎡(3만6000평) ‘퍼스트 키친’

▲전라북도 익산 함열 '하림 퍼스트 키친' 전경 (사진제공=하림)
▲전라북도 익산 함열 '하림 퍼스트 키친' 전경 (사진제공=하림)

지역민들은 하림을 희한한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먹을 수 있는 데도 조금만 흠이 있어도 버린다는 거죠. 저희가 생각해도 아깝지만 가장 신선하고 풍부한 재료를 넣는 거죠. 원가는 높아지겠지만 집에서 가족이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만드는 거예요.

3일 찾은 전북 익산시 함열읍 12만3429㎡(3만6500평) 대지에 조성된 하림의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

하림은 국내 시장 점유율의 35%의 대한민국 대표 닭고기 가공 회사지만, 최근 들어 전국민의 식탁 입맛을 잡겠다는 포부다. 즉석밥부터 국, 탕, 찌개, 라면, 육가공품, 소스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식탁에 오르는 가정간편식(HMR) 전반을 가공ㆍ생산하는 하림 푸드로드(퍼스트 키친, 온라인 물류센터 등)를 찾았다.

하림 퍼스트 키친은 육가공 제품과 육수, 소스를 만드는 K1(Kitchen1), 면류를 생산하는 K2, 백미밥 등 즉석밥을 만드는 K3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공장이 가동된 지 3년여인 만큼 최신 설비와 자동화 시스템을 자랑했다. 박스 포장 하나도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졌고 공장 천장에 설치된 파이프들은 눈에 직접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러 공간을 오가며 소스와 부재료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하고 있었다. 함열공장 관계자는 즉석밥 제조 과정과 관련해 "부유물 차단을 위해 반도체 공정 방식을 차용했고 밥알을 살리는 공기층과 뜸 들이는 방법 등도 하림 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이라고 귀띔했다.

CJ제일제당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후발주자 하림이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신선한 식재료와 집밥, 프리미엄 전략이다. 배우 이정재를 내세워 광고 중인 ‘더 미식’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날 현장 투어를 안내한 도슨트는 “신선한 육류와 채소로 7~20시간에 걸쳐 육수를 우려내는 굉장히 수고스러운 방식을 택하고 있다”면서 “제품에 사용되는 식자재 역시 전북지역 주변 농가와의 계약 재배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도 예외가 아니다. 라면스프에는 합성조미료 대신 천연재료를 넣었고 면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물 대신 천연재료로 우린 육수를 넣어 반죽했다. 제품 라인업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라면 등 간편식 브랜드 ‘푸디버디’도 내놓았다. 어린이 전용 라면이 굳이 필요할까도 싶었지만 어린 아이를 자녀로 둔 직원들이 상품 출시 과정에 참여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점도 인상깊었다.

하림 관계자는 “푸디버디 라면의 경우 성인용 대비 나트륨 함량을 30% 가량 낮췄고 한우, 채소 등 국내산 원재료 100%를 사용하는 하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어린 고객군 입맛을 잡으면 향후 성인이 되어서도 익숙해진 브랜드 입맛을 기반으로 충성고객으로 묶어두는 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퍼스트 키친 곳곳을 둘러본 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온라인 물류센터도 둘러봤다. 물류센터는 2만4061㎡(7200여 평) 부지에 공장들과 연결돼 있어 제품이 만들어지는 즉시 이동이 가능했다. 이 곳에서는 고객 배송 전 마지막 포장 작업을 거친 뒤 전국 각지로 배송되는 구조였다.

아직 운영 전이지만 물류센터 내부에는 각 택배사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향후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면 상품 제조와 물류창고, 도매업체, 대형마트 등 그동안 거쳐야 했던 여러 유통과정 중 상당부분이 생략돼 제품 신선도를 높이고 유통마진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투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현재 가동 중인 공장 라인 외에도 상당수 비어있는 공간이 곳곳에 많다는 점이었다. 이는 향후 라인업 추가와 상품 확대 생산을 대비해 구축해 놓은 것이다. 하림이 향후 2030년, 2040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로, 그 자신감의 근거는 바로 고품질과 소비자경험이다.

▲하림의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사진제공=배근미 기자)
▲하림의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사진제공=배근미 기자)

이번 투어를 인솔한 하림 관계자는 “스타트업 기업이 초기 시장에서 반짝 하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결절이 생겨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데스밸리)를 이겨내면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고 저희는 지금 그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가심비와 가치소비를 하는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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