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벼랑 끝 내몰린 자영업자…5대은행 연체액 1조원 넘었다

입력 2024-05-08 10:32 수정 2024-05-0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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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7% 늘어…대출 총액은 2.4% 증가
대출 금리도 상승세…금융당국 "관리 가능한 수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규모가 크게 늘면서 '경고등' 커졌다. 기준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됨에 따라 높은 대출금리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연쇄 부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조35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 9870억 원보다 3690억 원(37.4%)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개인 사업자 대출 총액은 314조6860억 원에서 322조3690억 원으로 2.4% 증가했으나, 평균 연체율은 0.31%에서 0.42%로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는 지난해 1분기 말 173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640억 원으로 52.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체율도 0.20%에서 0.29%로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연체액이 2150억 원에서 2660억 원으로 23.7% 늘어났으며, 연체율이 0.33%에서 0.40%로 상승했다. 하나은행 역시 연체와 연체율이 각각 2410억원에서 2770억 원, 0.41%에서 0.47%로 모두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연체가 1650억 원에서 2030억 원으로 22.7% 증가했고, 연체율은 0.32%에서 0.40%로 높아졌다. NH농협은행은 연체가 1930억 원에서 3460억 원으로 79.3%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0.36%에서 0.63%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코로나 때 받았던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이 속속 만기가 도래하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개인사업자의 금리 부담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취급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가운데 연 8% 이상 고금리 비중은 17.91%로 전분기보다 4.94%포인트(p) 확대됐다. 연 8% 이상 9% 미만 금리 비중은 5.45%에서 7.84%로 늘었고, 9% 이상 10% 미만은 2.84%에서 4.31%로 증가했다. 연 10% 이상 두 자릿수 금리로 대출받은 비중도 4.67%에서 5.76%로 높아졌다.

반면 연 4% 미만의 저금리 대출 비중은 6.29%에서 5.35%로 되레 줄었다.

다만 금융 당국은 현재 상황이 아직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금융사들도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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