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기술혁신)이 활발하다. 각 기업이 보유한 내부 자원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파트너사 등과 손잡고 혁신에 필요한 기술을 공유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가능성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4에서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및 활성화 전략’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방법을 모색했다.
이날 에반 골드버그(Evan Goldberg) 베이진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은 “의약품 업계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최대한 많은 환자에게 좋은 의약품을 제공하겠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면 좋은 파트너십을 활용할 수 있다”며 “베이진은 1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제적인 차원에서 선진국 시장을 비롯해 핵심 신흥국 시장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많은 파트너들이 우리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현재 베이진은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소분자의약품, 생물의약품 등 다양한 의약품 제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억제제인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과 항암제 테빔브라(성분명 티슬렐리주맙)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브루킨사의 경우 전세계 70개국 이상이 허가한 항암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5개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받았다. 풍부한 R&D 역량을 토대로 고형암과 혈액암, 면역학 부분에서의 강점을 토대로 다양한 모달리티를 선택, 개발하고 있다.
에반 골드버그 부사장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생태계에 들어왔다. 한국도 질과 양 모두 발전했다.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글로벌 차원 기술 이전이 자주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현재 베이진은 암젠, BMS,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와 함께 중소 바이오텍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접근하고 있으며, 아시아 기업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 우리가 가진 내부 자산을 통해 신약개발 초기 후보물질을 발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시키며 본격적인 바이오파마기업으로 거듭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이상은 GSK 디렉터는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파이프라인을 인수하며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포트폴리오가 풍성해졌다”며 “현재 100개 이상의 활발한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학계와 바이오텍, 업계 등 가리지 않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SK는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상은 디렉터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인수합병(M&A)을 고려하지 않고 출구 전략도 거의 없다”며 “다른 기업과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면서 예방과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고민해달라.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선구적인 치료제 개발을 원한다면 GSK에 연락달라”고 제안했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 론자는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약물과 신약개발에 있어 다양한 바이오텍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엘 스미스(Noel Smith) 론자 면역학 분야 책임자(헤드)는 “약물 개발, 후보물질 발굴, 임상 진행 등 초기 단계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서 “면역안전성 여부 파악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백신의 경우 면역반응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항체의약품 등은 면역반응을 피해야 한다. 약물이 면역체계에는 반응하지 않으면서 효능이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돕는다”고 말했다.
론자는 소규모 바이오텍의 신약 발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줄이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과정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고 있다.
노엘 스미스 헤드는 “FDA와 같은 규제기관에서는 리스크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임상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다르다. 예측하기 어렵지만, 독성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사이토카인 폭풍 등의 이상반응도 살펴보면서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