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윤 대통령, 박민수·김윤에 속아…정책 원점 재논의해야”

입력 2024-05-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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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조건 ‘의대증원 백지화’…한덕수 즉각 사퇴 촉구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의엽회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의협 입장 브리핑’을 개최하고 의대 증원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의엽회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의협 입장 브리핑’을 개최하고 의대 증원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요청했다.

임 회장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을 의료계 혼란의 책임자로 지목하며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박민수·김윤에 속아…성공한 대통령 되도록 돕겠다”

임 회장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의협 입장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이 국민께 한 말씀이 진심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박민수 차관과 김윤 교수가 대통령을 망치고, 국민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들을 개혁으로 포장해서 국민과 의사를 갈라놓고, 위험을 대통령께 떠넘기고 있다”라며 “건물을 짓는 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를 넣는 것으로 모자라 수수깡을 넣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의대 정원 문제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해주기를 부탁드린다”라며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 성공한 대통령, 국민의 눈물을 닦아준 대통령으로 기억되도록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개혁특위, 구성 자체가 틀려…회의록 관리로 졸속행정 들통”

임 회장은 이날 개최되는 대통령 직속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 대해 “특위 구성 자체가 의료계 상황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의료개혁특위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로 지난달 25일 출범했다. 특위 내 공급자단체는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병원협의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이다.

임 회장은 “필수의료는 치과의사, 한의사, 소비자연맹, 환자단체 등과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의료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전공의, 교수, 개원의, 봉직의를 아우르는 의협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교육부의 회의록 관리 행태도 꼬집었다.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심문을 담당 중인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이날까지 복지부와 교육부에 의대 증원을 결정한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는 “(복지부는) 처음엔 회의록이 없다, 나중에는 있는 것 같다, 그다음엔 있으니 제출하겠다며 말을 바꿨다”라며 “이미 회람이 되고 공개해야 하는 사안을 이런 형편없는 행정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것만 봐도 얼마나 의료개혁 논의가 졸속으로 이뤄졌으며, 국민을 속이고 있었는지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소말리아 의대 기사 공유 진심으로 사과…한 총리 즉각 사퇴해야”

임 회장은 개인 SNS에 소말리아 의대생들의 졸업식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사과드린다. 생각이 짧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복지부가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하자, 이를 비판하는 취지로 해당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임 회장은 “최근 전공의들을 돕는 일을 이른 아침부터 새벽까지 하고 있다”라며 “의사들의 단톡방에 오르내린 기사를 제 SNS에 올린 것인데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의료인의 국내 활동과 관련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안전장치를 갖추고, 실력 검증이 안 된 외국 의사는 진료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국민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발상”이라며 “오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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