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더딘 '홍콩 ELS 자율배상' 진정성도 실종

입력 2024-05-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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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불완전판매인데 배상비율이 터무니 없다. 집단소송전을 펼쳐 100% 보상을 받아낼 것이다.”

최근 취재 도중 만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가 울분을 터트리며 한 말이다.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배상 절차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홍콩 ELS 손실 배상을 받은 고객은 지난달 26일 기준 50명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개별 사례들을 일일이 파악해 20~60%의 배상비율을 발표, 은행권에 자율배상을 독려했다. 눈치를 보던 은행권도 속속 배상 착수에 들어갔다. 하지만, 배상비율이 문제였다. 피해자들은 은행권 자율배상안에 따를경우 피해 금액의 50% 이상 보상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쪽에선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율배상을 받은 50명 중 5명은 은행 소속 직원이거나 직계가족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임직원 3명과 우리은행 임직원 1명, 신한은행 임직원의 배우자 1명이 대상이었다. 상대적으로 판매자 쪽 입장에 공감대가 큰 임직원 투자자들이 초기 자율배상에 동의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 H지수 ELS 배상에 합의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스를 대상으로 한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13일 금융감독원은 H지수 ELS 분쟁조정위원회를 연다. 분조위 결과에 담길 항목별 배상 비율이 향후 진행될 은행권 자율배상에 일종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상 절차에 속도를 높일 수도 있고 피해자 케이스가 너무 다양해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모호하다고 지적받은 일부 배상기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판매자와 투자자 간 이견을 좁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당국이 보다 촘촘한 분조위 결과를 제시해 소송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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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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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계절56
    금감원에서 내놓은 자율배상은 너무나 일방적으로 은행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어있고 피해자들에게는 불이익을 당하게하는 편파적인 배상기준을 금감원은 내놓고 합의를 하라고 하는데 사기당한 피해자들이 쥐꼬리만한 배상안을 받아들일수 있을까 금감원은 조분위를 통해서 피해자들에게 차별없이 차등없이 배상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서 모든 피해자들이 이해할수 있고 합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배상에 합의를 이끌어 낼수있는 조정안을 제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2024-05-12 21:14
  • 헛똑똑이
    도대체가 금감원에서 이런 허접한 배상안을 내놓았다는게 믿어지질 않습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배상 계산식을 알려주면 이게 무슨 배상인가요??? 하고 반문 할거 같습니다. 장난 쌈치기 하는것도 아니고 피해자들을 거지로 아는것도 아니고... 지금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너무 힘들게 살고 있는데...그런 피해자들을 두번 죽이는 차등배상안은 철회하고 모든 피해자들에게 100%원금배상하세요.
    2024-05-12 18:14
  • 울화통
    사기은행이 배상도 사기구나! 대한민국 사기가 판치는 나라가 됐다
    2024-05-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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