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OPEC+ 감산 동참 안 할 것 ” …석유 카르텔 협조 감산 ‘빨간 불’

입력 2024-05-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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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내 2대 산유국 ‘폭탄 발언’
경제 에너지 의존도 커
기존 감산안도 불이행
내달 1일 회의서 반기 들지 주목

▲하얀 압둘 가니 이라크 석유장관이 11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열린 석유 라이선스 라운드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그다드/로이터연합뉴스
▲하얀 압둘 가니 이라크 석유장관이 11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열린 석유 라이선스 라운드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그다드/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대 산유국인 이라크가 감산 연장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따라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플러스(+)의 협조 감산에 난관이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얀 압둘 가니 이라크 석유부 장관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열린 석유 라이선스 라운드 행사장에서 “향후 OPEC+의 자발적 감산 연장에 동의할 것인지” 묻는 기자의 말에 “이라크는 (생산량을) 충분히 줄였다”며 “다음 회의에서 어떠한 종류의 감산 갱신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현재 할당된 쿼터를 포기하고 생산을 전혀 줄이지 않겠다는 것인지, 자발적 감산 연장에 반대한다는 뜻인지, 추가 감산에 반대한다는 의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후 바심 모하메드 쿠다이르 이라크 석유차관은 몇 시간 뒤 “OPEC과 동맹국들이 정한 기한 동안 자발적 감산 결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톤을 낮췄다.

OPEC+ 국가들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회의에서 향후 생산 수준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가 2분기 이후에도 현행 하루 220만 배럴의 감산 규모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OPEC+가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가니 장관의 공개적인 발언은 OPEC+의 협조 감산의 지속 가능성과 이라크의 약속 이행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이라크 원유 수출량. 단위 일평균 배럴. 현지시간 기준 ※2024년은 4월 19일까지 344만 / 2025년 예상치 371만. 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이라크 원유 수출량. 단위 일평균 배럴. 현지시간 기준 ※2024년은 4월 19일까지 344만 / 2025년 예상치 371만. 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이라크는 1960년 창설된 OPEC의 원년 멤버이자, OPEC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이라크는 이미 기존 감산안을 완전히 이행하지 않아 카르텔 내에서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 금액이 국가 총수입의 약 90%를 차지할 만큼 경제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올해 1분기에도 목표치 대비 하루 누적 60만2000배럴을 초과 생산했다. 또 이라크는 이달까지 하루 평균 34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OPEC+ 쿼터 초과분을 보상하기 위해 6월까지 제한하기로 했던 하루 수출량 330만 배럴을 소폭 웃돈다.

가니 장관은 이날 또 “이라크는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1600억 배럴 이상으로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라크의 현 석유 매장량은 1450억 배럴로 추산되며, 확인된 매장량을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가채연수는 96년이다. 이라크 총리실은 “앞으로 일일 100만 배럴이 넘는 석유를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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