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땐 사실상 의대 증원 백지화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제출한 효력집행정지 항고심 재판부가 이르면 16일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 2025학년도 의대 입시 향방은 이에 귀속된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법원 판결에 쏠려 있는 이유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2025학년도 입시계획을 확정해야 하는데, 대학들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위한 학칙 개정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정부 등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이르면 이날 집행정지 항고심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의과대학 교수, 대학병원 전공의, 의대 재학생 등은 앞서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내면서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한 바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1심에서 원고의 당사자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며 집행정지 신청 자체를 각하한 바 있다.
법원서 어떤 결정이 나오느냐에 따라 올해 의대 정원 증원 여부가 사실상 결정된다. 대법원에 재항고해도 이달 말 전에 나오기가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법원이 각하나 기각 결정을 하게 되면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의대 증원 절차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으로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대입 수시모집 요강에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해 증원을 최종 확정해야 한다.
각하 혹은 기각되면 대학들은 의대 증원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하게 된다. 그러나 인용하게 되면 내년도 의대 증원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된다. 각 대학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분이 반영되지 않은 기존 2025학년도 모집요강을 바탕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2026학년도 등 이후에도 의대 증원을 막겠다는 의료계 움직임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더라도 의료계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도 의대 증원이 무산된다고 해도 전공의들이 당장 복귀할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급 위기에도 휴학을 강행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올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전날 연세대 원주의대, 부산대 의대 등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과 관계없이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중단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