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북미 역성장…영업익 3.7% ↓
K-라면의 글로벌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국내 대표 라면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가 올 1분기 성적표를 받고 표정이 묘하게 엇갈렸다. 삼양식품은 일명 ‘불닭볶음면(불닭)’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업계 1·2위인 농심과 오뚜기의 영업이익을 추월, K-라면 열풍의 주역이 됐다. 반면 농심은 북미 시장의 역성장과 국내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 쳐 입맛을 다셨다.
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859만 달러(약 1470억 원)로 작년 동월(7395만 달러)보다 무려 46.8% 증가했다. 이는 2022년 5월(49.3%)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기존 월 최고치였던 올해 2월(9291만 달러)보다도 높은 수출액이다.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매년 증가세다. 올 4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3억7886만 달러(약 5135억 원)로 전년 대비 34.4%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0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한국 라면 수출액의 첫 1억 달러 돌파 ‘일등공신’은 삼양식품의 불닭이다. 불닭의 글로벌 인기 덕분에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801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난 3857억 원이었다. 삼양식품은 호실적은 해외 매출에서 나왔다.
삼양식품의 1분기 해외 매출은 전체의 약 75%로, 경쟁사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40%)보다 높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미국 월마트, 코스트코 등 핵심 유통채널 입점 가속화와 까르보불닭의 인기로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전년 동기 대비 209.8% 증가한 5650만 달러의 매출을 냈다. 중국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의 매출은 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오뚜기도 해외 사업 성장세로 1분기 매출이 8836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3.1%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732억 원이었다. 오뚜기베트남의 1분기 매출은 2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9% 늘었고, 오뚜기뉴질랜드의 매출은 65억 원으로 15% 늘었다.
반면 1위 기업 농심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 줄어든 614억 원이었다. 작년까지 실적 개선을 이끌던 북미 시장의 역성장과 국내외 원가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6.6% 줄어 2471억 원이었다. 특히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보다 5.6% 감소한 955억 원, 미국 법인 매출은 2.9% 감소한 1647억 원이었다.
업계는 당분간 삼양식품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조5390억 원이다. 지난해 1조1929억 원으로 사상 첫 1조원 시대를 연 이후 또 한 번 신기록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