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반기 '바닥'...낙관론은 '경계'

입력 2009-06-22 07:20 수정 2009-06-2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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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ㆍM&A 본격화에 바짝 '긴장'

금융권은 하반기 경기와 관련 '낙관론'을 경계하며 당분간 '바닥'을 더욱 다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중소기업까지 전 방위로 확산될 예정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경기침체가 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일각에서 하반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은행권의 외화자금조달도 다소 원활해지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같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며 보다 강도높고 지속적인 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부르짖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일단 이같은 정부의 인식에는 일단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기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데는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부실을 어느 정도 털어버렸고 최근 환율안정과 함께 외화자금조달에도 다소 ‘숨통’이 트이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은행들이 큰 폭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잠재부실을 대체로 털어낸 만큼 은행들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기업 구조조정을 보다 강도 높게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로선 그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구조조정 규모와 대상에 따라 각 은행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들도 올 하반기에 부실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어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6월 결산을 마치고 나면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규모 저축은행간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본격적인 M&A 바람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예한울저축은행의 인수를 위해 본 계약을 마치고 금융당국의 인가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 또 골든브릿지는 상업저축은행 주식 취득을 금융위가 승인해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상업저축은행은 3월 말 기준 총자산 3951억원의 소형 저축은행으로, 골든브릿지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현재 ▲프라임저축은행 ▲푸른II저축은행 ▲하나로저축은행 ▲전일저축은행 ▲한일저축은행 ▲대성저축은행 등이 매물을 내놓고 인수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실한 은행의 자산 가치에 대한 거품이 빠지는 등 현실적으로 협상이 용이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도 올해 신계약이 감소하는 동시에 해약률이 증가하면서 저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불안과 실물경제 침체, 국내경제 수출 감소와 내수 침체가 동반 작용면서 2008년에 2.5%로 둔화된 경제성장률이 2009년에는 -2.6%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생명보험은 일시납 변액 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가 크게 감소하고, 사망보험의 만성적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올해 성장률은 1.3%의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3년 연속 두 자리 성장을 보인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의 요율 인하와 신차등록대수 감소, 온라인 채널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인한 가격경쟁 심화되면서 전체 성장률은 전년보다 1.3%p 낮아진 8.3%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불안정한 고용, 소득 감소 등으로 지출을 줄임에 따라 신계약이 줄고 해약이 늘고 있다”며 “성장세를 보이는 손해보험의 실손형 장기손해보험도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수.차정석.장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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