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금개혁을 22대 국회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상임위원회 구성 등 국회가 정상 가동 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을 놓은 셈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위원장은 ‘여야 간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아 사실상 21대 국회에서 활동을 종료하는 상황’이라고 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연금개혁은 7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중요한 이슈이며, 성급히 결론을 내기보다는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중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지난해 개혁안을 포함하지 않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발표한 이후 연금개혁 논의는 연금특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복지부는 개혁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연금특위 논의를 실무적으로 지원해왔다. 결과적으로 연금특위는 소득대체율 공방을 이어가다가 사실상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정부는 22대 국회에서 별도 안을 제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조 장관은 “여러 정부에서 연금개혁을 시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것을 보면, 정부가 안을 내고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정부가 먼저 안을 내고 따라오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연금특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이 안을 선택하는 방법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이 다수안으로 채택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안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안을 재정추계 해보면 적자 소진 시점을 미룰 수 있지만, 그 이후 적자가 현행보다 더 누적돼 향후 가입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금개혁 논의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소득대체율만 조정하는 모수개혁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보험료율 인상 폭을 결정한다고 해도 한 번에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여러 기간에 걸쳐 인상해야 한다”며 “단계적 인상은 구체적인 방안에 따라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연금은 여·야가 다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인상 시기와 방법은 국민·기초연금 합산 소득대체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단순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합의하는 것보다는 구조개혁을 한 번에 못해도 국민연금과 관련된 구조개혁은 같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