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통근시간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에선 3명 중 1명이 출퇴근에 30분 이상을 썼다. 이는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본지가 23일 통계청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통근 취업자인 20~40대 기혼여성의 출산자녀와 통근거리, 통근시간 등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거주하는 통근 취업자인 20~40대 기혼여성(3만2489명) 중 거주 읍·면·동 내에서 통근하는 비율은 46.5%에 불과했다. 36.4%는 거주 시·도 내 타 읍·면·동으로 통근했으며, 17.1%는 타 시·도로 통근했다. 비수도권은 거주 읍·면·동 내 통근자 비율이 63.0%였다. 거주 시·도 내 타 읍·면·동 통근은 31.2%로 수도권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타 시·도 통근자 비율이 5.7%에 불과했다.
통근시간도 수도권이 길다. 수도권은 통근에 평균 32.99분이 소요됐다. 비수도권(20.79분)의 약 1.6배다. 수도권은 통근시간이 30분 초과 60분 이하가 27.5%로 비수도권(12.9%)의 2.1배, 60분 초과 비율은 8.3%로 비수도권(1.4%)의 5.9배에 달했다.
이는 수도권의 저출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연령과 교육정도, 초혼연령을 통제한 회귀분석에서 통근시간이 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출산자녀가 줄었다. 통근시간이 늘수록 퇴근이 늦어져 자녀 육아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수도권에서 취업자인 기혼여성의 출산자녀는 평균 1.42명으로 비수도권(1.63명)보다 2.1명 적었다.
수도권에선 타 시·도 통근자의 통근시간이 특히 길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타 시·도 통근자의 31.8%는 통근시간이 60분을 초과했다. 평균 통근시간도 59.57분으로 전체 평균(27.37분)의 2.2배에 달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 거주 타 시·도 통근자의 출산자녀는 평균 1.21명으로 전체 평균(1.52명)은 물론 수도권 평균(1.42명)보다도 0.21명 적었다. 수도권 거주 타 시·도 통근자의 64.1%는 경기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통근하는 경우다.
수도권은 높은 집값 등 문제로 통근시간을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거주지 이전 없이 통근시간 단축과 같은 효과를 낼 수단은 현실적으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뿐이다. 다만,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간만큼 사용 가능한 기간이 단축돼 활용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정부도 다양한 방향으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우리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어떻게 활성화할 거냐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며 “대상 기간뿐 아니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했을 때 일정 정도 임금 손실이 있는 부분은 어떻게 조금 더 지원을 강화할까 등의 고민을 하고 있다. 육아휴직과 별개로 사용권을 보장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