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5조 투입 ‘한국판 뉴딜’ 총체적 부실...횡령까지”

입력 2024-05-23 16:31 수정 2024-05-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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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2025년까지 2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지능정보화사업’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관리 부실로 일부 데이터는 품질이 낮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민간업체의 공금횡령이 발생한 사실 등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지능정보화사업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으로 수립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감사원은 23일 ‘지능정보화사업 추진실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됨에도 사업 전반에서 횡령 등 예산 부실 운영과 데이터 품질 저하, 재해복구(DR) 시스템 미비 등 총체적 문제점이 발견된 셈이다. 지능정보화사업에는 2025년까지 인공지능(AI) 데이터 구축사업에만 2조 5000억 원이 들어가는 등 연간 10조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감사원은 우선 부실한 예산 관리로 인한 민간업체의 횡령 등을 적발했다. 인공지능(AI) 바우처사업에 이중으로 참여하면서 일반용역비를 기준보다 과다 편성·집행한 A업체가 수행한 ‘가축행동영상과제’ 점검에서는 13억 9000만 원 횡령 사실이 적발되는 등 AI 데이터사업 관련 예산 중복청구 등에 대한 특별점검 실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AI 데이터 구축사업의 경우 진흥원의 관리 부실로 2020년부터 2년간 구축한 AI 데이터 360종 가운데 122종(사업비 1148억 원)이 품질 등에서 당초 계획대로 구축‧개방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수행기관이 사업협약과 달리 AI 데이터를 과소 구축하거나, AI 플랫폼에 장기간 적재하지 않고 있는데도 이를 방치해온 결과다.

사업수행기관이 구축한 데이터 등의 품질관리업무를 수행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품질검증 사후조치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AI 데이터 360종 중 168종(약 47%)이 당초 계획한 품질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168종 중 데이터 품질보완 기한을 준수한 경우는 3종(1.8%)에 불과하고 13개 과제의 경우 360일 이상 지연됐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은 과기부 인증 9개 기업 공공용 민간클라우드센터의 주센터와 DR센터 간 주요 장비의 이중화 여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주센터 수준의 장비를 DR센터에 갖추지 않았고 백업체계도 미비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관리하는 국가 중요 업무시스템에 대한 재해복구시스템도 없어 유사시 서비스 제한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

지방출자·출연기관, 시도교육청 등이 추진하는 지능정보화사업의 경우 지능정보사회 실행계획 관리체계에서 누락돼 중복투자 등 비효율 우려도 제기됐다.

감사원은 과기정통부에 대해 공공용 민간 클라우드 센터의 중요 장비가 재해복구센터에 이중화돼 있는지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행안부에 대해선 각 기관이 DR센터 등의 원격지에 백업 체계를 마련하라고 각각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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