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파트너로, 주가가 치솟고 있다’는 제목으로 회사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을 집중 조명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엔비디아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하며 대표 수혜자가 됐다는 얘기다.
괜한 관심이 아녔다. 당시 11만 5900원 하던 SK하이닉스 주가가 23일 ‘20만닉스’(주당 20만 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16% 오른 20만 원에 마감했다. 장 중에는 20만 4000원까지 뛰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텃이다. 특히 HBM 5세대인 HBM3E까지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납품을 시작하면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의 성장세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말해준다.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매출은 260억4000만 달러(35조5000억 원),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8366원)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3.6, 4.5배 늘어난 것이다. 엔비디아는 또 2분기(5∼7월) 매출을 280억 달러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느라 바쁘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팹 가동 전에 청주에 M15X를 짓기로 했다. M15X는 연면적 6만3000평 규모의 복층 팹으로 EUV를 포함한 HBM 일괄 생산 공정을 갖출 예정이다. M15X는 내년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터의 부지 조성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시설을 짓고 2028년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방침이다.
수급도 SK하이닉스 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1000억 원 가량 사들였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주에 몰린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미국발 AI 모멘텀의 수혜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리며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현재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22만3600원이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다올투자증권으로, 26만 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엔비디아향 HBM의 높은 시장 지배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체 간 AI 군비 경쟁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생산량과 점유율 격차가 경쟁사 대비 더 벌어지고, 현재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지속되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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