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실명·궤사’ 당뇨 합병증…몸속 혈관 타고 삶의질 파괴

입력 2024-05-29 06:01 수정 2024-05-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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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신에 합병증 유발 [비만·당뇨 A to Z⑤]

당뇨병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동반되는 합병증의 증가로 당뇨병 환자 삶의 질이 악화하고 수명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슐린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거나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혈당(포도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인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합병증의 위험이 큰 질환이다. 특히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걸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29일 의학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당뇨병 합병증은 혈관과 관련해 발생한다. 장기간에 걸친 높은 수준의 혈당은 크고 작은 혈관 모두를 좁아지게 만들고, 이 결과 여러 신체 부위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게 하기 때문이다. 심장 마비, 심부전 등이 발병할 수 있고, 뇌졸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이 심혈관질환 관련 합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도 당뇨병으로 인해 유발되는 합병증 중 하나다. 망막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으로, 당뇨병 병력이 15년 전후인 환자의 약 60~70%에서 나타나며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당뇨병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혈당이 눈 속 혈관에 영향을 줘 출혈을 일으키거나 혈액 속 성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황반부종이 생기거나 망막에 손상을 줘 시력저하가 유발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거나 방치하기 쉽다. 한 번 생기면 혈당치가 정상으로 떨어져도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예방 및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을 느낄 정도가 되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안과에 내원하여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야외활동이나 운동할 때 ‘당뇨병성 족부 질환(당뇨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발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해 발병하는 모든 족부 손상을 의미한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15~25%가 겪는데 말초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발 역시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거나,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발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발 예방을 위해선 매일 발과 발톱 주변의 상태, 상처, 발의 부기 등을 관찰하고 야외 활동 후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당뇨병성 신장 질환도 앓기 쉽다. 신장의 미세혈관들이 당뇨병으로 인해 손상되면 사구체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단백뇨가 발생하고, 점차 악화해 노폐물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으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된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신부전으로 투석하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또 다른 흔한 합병증은 신경 손상이다. 손, 발, 팔, 다리와 같은 신체 말단 부위의 신경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데 감각 저하, 저림과 따끔거림, 근육 악화, 성 기능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 신경이 손상될 경우 압력이나 체온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게 돼 반복해서 상해를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이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에서는 3명 중 1명이 당뇨병으로 확인된다.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이 늘어나면서 젊은 나이에 당뇨가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 발병 시기가 빨라지며 살 여명이 긴 만큼 합병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측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선 철저한 혈당관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병행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 혈당을 정상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또한, 적정 체중과 혈압, 혈중 콜레스테률 수치를 유지하며, 합병증의 발생과 진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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