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한남·성수 신고가 기세 무섭네…3년 만에 50억 원 '쑥'

입력 2024-05-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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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등 부촌에 위치한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수십억 원이 오른 신고가 거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고금리로 조정받는 주택시장과 동떨어져 움직이는 하이엔드 시장의 특성이 반영됐다고 판단하면서,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28일 호갱노노 전국 아파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매매된 아파트 가운데 상승 거래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다. 이 단지 전용 200㎡는 이달 9일 직전 거래(2021년 5월) 60억 원 대비 49억 원(81%) 오른 109억 원에 매매가 체결됐다. 다수의 연예인이 거주하고 있는 성수동 일대 고가 단지 중 하나로, 배우 전지현은 이 단지 펜트하우스 평형을 130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상승 금액 폭이 높은 단지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6·7차'다. 이 단지 전용 245㎡는 올해 3월 115억 원에 직거래 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2021년 4월) 80억 원보다 35억 원(43%) 상승한 금액이다. 현대 6·7차는 압구정 3구역으로 묶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으로, 서울 재건축 최대어 중 한 곳으로 언급된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도 직전 거래(90억 원) 대비 30억 원(33%) 뛴 120억 원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는 다수의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인원한남이 위치한 한남동은 유엔빌리지를 중심으로 라누보 한남, 라테라스 한남, 파르크 한남 등 초고가 주택이 운집한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나인원 한남 조감도(이투데이DB)
▲나인원 한남 조감도(이투데이DB)

또 강남구 도곡동 '이니그마빌 III' 전용 240㎡도 직전 거래(2019년 8월) 27억9000만 원 대비 29억1000만 원(104%) 상승한 57억 원에 팔렸다.

이밖에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 전용 175㎡는 지난해 7월 거래가 62억 원 대비 28억 원(45%) 오른 90억 원에 손바뀜됐으며, 서초구 방배동 '방배동롯데캐슬포레스트' 전용 239㎡는 3년 전 보다 22억 원(95%)이 오른 45억 원에 팔리는 등 줄줄이 신고가 거래가 터지고 있다.

상승 거래 상위권 단지는 매물 자체가 잘 나오지 않아 공급이 귀한 시장이다. 또한 강남, 압구정, 성수 등 서울 내에서도 상급지로 평가되는 입지란 점에서 대기 수요가 많다. 전문가는 초고가 주택 시장은 현금 보유량이 풍부한 수요층들이 진입한단 점에서 주택시장과 탈동조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또 장기화된 고금리가 오히려 투자에 적합한 환경을 형성했다고도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들 단지가 위치한 지역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도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펀더멘탈을 갖추고 있어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며 "30억 원대 상승 거래가 나온다는 것은 그간 규제나 시장 흐름 등에 억눌려있던 가격이 기대감을 갖고 한번에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상위 소비계층들이 주택을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시장과는 탈동조 경향을 보인다. 고금리로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게 되면 그 가격으로 이자 소득을 가지는 등 새로운 투자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며 "이런 시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기존 주택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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