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포부 밝힌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AI는 기회, 최고기업 위상 되찾자"

입력 2024-05-30 09:49 수정 2024-05-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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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사내 게시판에 취임사
위기, 얼마든지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
AI 시대,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봅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새 수장을 맡은 전영현<사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취임 9일 만에 임직원들을 향한 첫 메시지를 내놨다.

전 부회장은 30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장이던 전영현 부회장을 DS 부문장에 임명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초격차'가 흔들리고 있는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쇄신 카드로 주목받았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그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DS부문에서 연간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IT 수요 침체 등의 탓이 컸지만,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기는 등 차세대 시장 선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도 고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DS 부문이 중심이 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선언을 했다.

전 부회장은 "임직원 여러분이 밤낮으로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저를 비롯한 DS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한다면 AI 시대에 꼭 필요한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며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삼성 반도체의 부활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은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 자리를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기술통'이다.

LG반도체 출신으로, 1999년 '반도체 빅딜' 당시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삼성의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2014년부터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했으며, 세계 최초로 20나노 이하 미세공정 개발을 성공시켰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을 이끌며 기술 혁신과 조직의 분위기 쇄신을 통해 반도체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전 부회장은 권오현 전 회장과 옛 삼성 미래전략실 주요 인사들로부터 두루 신뢰받았던 흔치 않은 인물 중 하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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