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36개월 대체복무 “합헌”

입력 2024-05-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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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5:4 의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이투데이DB)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이투데이DB)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36개월 합숙 복무를 규정한 대체복무와 병영 관련 법에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법재판소는 5:4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30일 오후 헌재는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16조 1항, 18조 1항, 21조 2항 및 병역법 5조 1항 6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위헌 확인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우리나라는 18세 이상 남자에게 일반적인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장기간 병역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은 의무복무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전체 병역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다른 병역 사이에 병역부담의 형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헌재의 2021년 결정을 인용했다.

36개월을 규정한 대체복무제도의 기간에 대해서도 “현역병은 원칙적으로 출퇴근 근무를 할 수 없고 군부대 안에서 합숙복무를 하는 점, 대체복무요원 외에도 병역법상 복무기간이 36개월인 승선근무예비역, 전문연구요원,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등 병역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대체복무의 기간을 현역 복무기간보다 어느 정도 길게 하거나 그 강도를 더 무겁고 힘들게 하는 것은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가 대체복무 신청을 할 유인을 제거해 병역기피자의 증가를 막는 수단이 된다”는 헌재의 2018년 결정도 인용하면서 “더 길게 복무하도록 하는 것 자체는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의미를 짚었다.

다만 이종석,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같은 규정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대체복무기간을 육군 현역병의 복무기간의 2배로 설정한 것은 군사적 역무가 배제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다”면서 “대체복무기간이 현역병의 복무기간의 최대 1.5배를 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국제인권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체복무 분야를 교정 분야 외 사회복지, 안전관리 등 다양한 공익 분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한 내용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현재 여호와의 증인 등 일부 교인들은 종교적 신념에 의해 집총 활동이 포함된 군 복무를 거부하는 대신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서 공익 업무에 종사하며 병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로 헌법재판소가 2018년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부터 도입된 제도다.

이번 헌법소원을 제기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 기간이 36개월로 일반 병역보다 길고 합숙복무 외의 선택지가 없는 점, 개인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 없고 휴가나 외출 사용이 엄격한 점 등을 이유로 들면서 사실상 대체복무가 아니라 '대체 처벌'에 가까운 규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이번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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