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거 아냐?”…비행기 타면 불안한 ‘비행공포증’ [e건강~쏙]

입력 2024-05-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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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선진국보다 심각도 간과…관심과 치료 필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가상현실로 비행공포증을 치료하는 모습.  (사진제공=연세필정신건강의학과)
▲가상현실로 비행공포증을 치료하는 모습. (사진제공=연세필정신건강의학과)

#대학생 G씨(22)는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미국 여행을 가기로 했다. 장거리 비행이 처음인 G씨는 첫 미국 여행에 잔뜩 기대했다. 그러나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G씨 일행은 무사히 미국에 도착했지만 G씨는 이후 비행기를 타는 게 무서워졌다.

비행공포증은 비행기를 타지 못하거나 비행시간 동안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불안장애 중 하나다. 비행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비행하는 동안 계속 긴장하고, 호흡 곤란, 식은땀, 불안감에 심장 박동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비행기를 1년에 한 번도 타지 않는 사람도 있어 비행공포증은 상대적으로 심각성이 과소평가된다. 하지만 비행을 많이 하는 승무원, 외교관, 해외 출장이 잦은 직업군이 비행공포증을 겪으면 직업을 바꾸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아는 유명인도 비행공포증을 겪었다. 네덜란드의 축구선수 데니스 베르캄프는 비행공포증 때문에 장거리 이동 시 육로로 이동했다고 한다. 가수 산다라박과 배우 신혜선도 인터뷰를 통해 비행공포증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폐소공포증, 고소공포증, 공황장애 같은 여러 불안장애가 이유가 될 수 있다. 비행기의 소음, 난기류 경험, 실제 비행사고에 의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도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조종사에 대한 불신, 영화나 드라마 속 비행기 사고 장면을 왜곡해 생각하고 판단해 비행공포증을 만들기도 한다.

치료법으로는 다구성인지행동치료, 가상현실치료, 상담 치료 등이 있다.

다구성인지행동치료는 비행과 불안에 대한 교육, 인지 재구성 치료, 이완요법, 점진적 노출 치료 등으로 구성되며 치료 성공률은 70~98%로 알려져 있다. 가상현실 치료는 가상현실 속에서 비행 중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노출해 공포와 관련된 기억을 교정하는 것이다. 상담치료는 항공기의 안전성과 공기순환시스템, 조종사의 신뢰성에 등에 대한 조언이 도움될 수 있다.

이상민 연세필정신건강의학과 원장(비행공포증 연구소장)은 “국내에서도 비행공포증은 새로운 불안장애로 대두하고 있다. 항공 여행이 활발한 선진국보다 심각도가 간과되고 있지만, 많은 환자가 다양한 기능 영역에서 손상을 호소한다”라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내에서도 환자들에 관한 관심과 적절한 치료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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