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맞은 국내 조선 3사, 임ㆍ단협 협상 시즌 도래…노사 갈등 무사히 넘을까

입력 2024-06-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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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타임오프제 갈등
한화오션, RSU 문제로 진통 예상
업계선 “파업까지 치닫진 않을 것”

▲지난해 4월 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에서 중단된 임금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노조)
▲지난해 4월 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에서 중단된 임금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노조)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호황기를 맞으며 올 1분기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고부가 선박 위주의 수주가 늘어나며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하지만 불황기를 버틴 노조 측에서 본격적인 이익 공유를 요구하며 노사 협상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들의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은 시작부터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이 본격적인 협상 시작 전 노사 간 협상 인원을 확인하는 자리인 상견례를 한차례 연기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 노조가 상견례를 연기한 것은 타임오프제와 관련해 사 측의 요구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필수 노조 활동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 사용자 측이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 40명의 노조 전임자가 타임오프제를 적용받고 있는데, 사 측은 11명으로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사 측이 11명으로 줄이고자 하는 것은 현행 40명을 유지할 경우 불법적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현재의 40명에서 11명으로 줄이라는 시정 명령을 받았다.

이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 노조는 65세까지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정년 연장으로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노조 측과의 상견례는 4일 진행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상견례 후 노조의 요구 사항을 검토한 뒤 사측에서도 제시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노사의 경우 지난해 지급하기로 했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가 이번 협상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지난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약속했던 RSU 300% 지급 약속을 이행하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3월에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 측은 RSU는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 개념이며, 성과 유무와 상관없는 무조건 지급을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맞선 상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한 만큼, RSU 지급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노조는 출범 후 첫 임단협을 앞둔 만큼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충실하게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30일 상견례를 마쳤고, 아직 서로의 제시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견례만 진행된 상황이며, 앞으로 실무 협의체 구성하고 일정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며 “향후 노사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루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노조는 아직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진 않다. 하지만 지난해 창립 50년 만에 현장직 노조가 출범하는 등 노사 갈등의 불씨는 이전보다 커진 상황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 노조 역시 타 조선사 노조들처럼 임금 관련 투쟁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의 노사 협상이 본격적인 시작을 앞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해까지는 노사 양측이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호황기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조선사들의 이익이 본격화된 것은 빨라야 지난해 4분기부터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호황기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모든 조선사가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은 아닌 상황”이라며 “노조 측에서 제기하는 이익공유라는 명분이 제대로 먹히진 못할 것이고,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른 협상을 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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