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세이] 저출산 대책, 언제까지 육아휴직만…?

입력 2024-06-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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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6월 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워킹맘&대디 현장 멘토단' 발대식에서 멘토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6월 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워킹맘&대디 현장 멘토단' 발대식에서 멘토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육아휴직제도 개편은 저출산 대책의 단골 메뉴 중 하나다.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수립된 2006년부터 휴직기간 연장, 휴직급여 인상, 휴직 대체인력 지원은 핵심 정책수단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 효과로 출산휴가를 사용한 모(母)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0년 80%를 넘어섰고, 부(父) 휴직자 수는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휴직률이 오르고, 휴직자가 는 만큼 출산율이 올랐느냐다. 2018년 처음으로 0명대에 진입한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0.76명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처음으로 0.7명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통상 1~2분기 높고, 3~4분기 낮다.

‘권리’로서 육아휴직은 보장돼야 한다. 다만, 저출산 대책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먼저 육아휴직 대상은 사실상 ‘정규직 임금근로자’에 한정된다. 법령상으론 비정규직도 사용할 수 있지만, 계약기간이 끝나면 육아휴직도 자동 종료돼 활용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출산휴가를 사용한 모의 사용률은 80%를 넘지만, 모수를 출산한 전체 여성 취업자로 넓히면 사용률은 30%대에 머문다. 그만큼 육아휴직제도는 사각지대가 광범위하다.

둘째, 육아휴직 활용에는 제도만큼 문화·구조가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세·중소기업이나 지방 기업 등 대체인력 채용이 어려운 기업에선 휴직자의 업무를 동료 직원들이 분담해야 하는데, 이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부담이다. 사업주나 동료들이 눈치를 주지 않아도 당사자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육아휴직 종료 후 돌봄의 어려움이다.

출산 1개월 전 출산휴가를 사용하고, 이후 부모가 차례로 육아휴직을 12개월씩 사용하면 최장 26개월간 가정양육이 가능하다. 이후 사용 가능한 모성보호제도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12개월이 전부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자녀 하원·하교 이후 부모 퇴근까지 공백이 크다.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38개월을 모두 사용한 뒤에는 5년간 연장보육, 늘봄학교, 학원 등 시설을 활용해 하원·하교 시부터 퇴근 시까지 돌봄 공백을 메우거나, 육아도우미를 고용해야 한다. 부모들에게 이는 경제적으로도 부담이고, 어린 자녀에게도 못 할 짓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그 결과는 추가 출산 포기 내지는 경력단절이다.

그렇다고 육아휴직 기간을 7~8년까지 연장하기도 어렵다. 유급으로 하기에는 고용보험재정이 제한적이고, 무급으로 하기에는 휴직자의 소득 감소가 커진다. 또 휴직이 길어질수록 경력 공백이 길어져 복직 후 경력을 이어가기도 어렵다. 기업은 기업대로 부담이 는다.

이제는 육아휴직보단 육아휴직 이후 보육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답은 근로시간 유연화에 있다. 1~2년 만에 자녀를 키울 순 없다. 적어도 7~8년은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육아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일·가정 양립이고, 저출산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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