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1·2위 두 회사 같이 걸었다 [디커플링 두 회사 ①]

입력 2024-06-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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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RAM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삼성전자 DRAM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두 회사 같이 걸었다 [디커플링 두 회사 ①]

우리나라를 이끄는 대표적인 산업은 반도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투자자라면 모를 수 없는 회사들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폐장일 기준 2000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으며, SK하이닉스의 경우 2017년 현대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이후 2023년을 제외하곤 순위를 유지 중이다. 두 회사는 2017년 이후부터 반도체 대장주로 함께 동조화(커플링)를 이어갔다.

시총 크기가 달라 등락률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반도체 업황에 따라 삼성전자가 빨간불이라면 SK하이닉스도 함께 빨간불이었던 시절이다. 그 이유는 반도체 D램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분기별 등락 폭은 다소 있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1·2위의 점유율을 유지한 적이 많았다. 특히 2016년부터 2018년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산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시기로 두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뛰던 시절이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16년 1분기 3조6560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8년 3분기엔 11조4167억 원까지 뛰어 약 2년 만에 3배 넘게 뛰어 올랐다. 영업이익도 5620억 원에서 6조4724억 원으로 무려 12배 가까이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도 같은기간 반도체 부문 매출이 11조1500억 원, 영업이익 2조6300억 원에서 각각 24조7700억 원, 13조6500억 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5배 넘게 폭증했다. 당시 코스피 순이익 증액의 80% 이상을 차지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두 회사의 동조화는 막강했다.

이에 반도체 업황이 두 회사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밖에 없게 됐고, 투자자들도 반도체 투자를 고려할 때 두 회사의 실적 등을 함께 주목했다.

시가총액도 영향이 있었다. 2017년 1월 2일 기준 삼성전자는 시총 253조9262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비중 19.41%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는 시총 33조3425억 원으로 2.55%를 차지했다. 3위 현대차(33조414억 원)를 처음으로 제치며, 두 회사가 1, 2위에 오른 순간이다.

다만, 2010년대의 두 회사의 기술력 차이는 있었다. 삼성전자는 1990년 이후 세계 D램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 중이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그 뒤를 계속 쫓는 형상이었다.

예컨대 2016년 삼성전자가 10나노급 1세대(1x)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면, 다음해인 2017년 SK하이닉스가 따라잡고, 다시 그해 삼성전자가 10나노급 2세대(1y) D램을 업계 최초로 공개하면 2019년에 따라잡는 식이었다. 삼성전자는 늘 ‘업계 최초 양산’ 타이틀을 달았고, SK하이닉스는 짧으면 1년, 길면 2~3년씩 늦게 개발했다.

그러나 최근 이 판도가 깨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라는 녀석이 등장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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