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4%’대 금리 실종에도 막차 수요
주담대 급증으로 가계대출 5조 ‘쑥’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31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7062억 원으로 전월(872조8820)대비 16조8242억 원 늘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각각 12조8740억 원, 4941억 원 줄면서 2개월 감소세를 보였던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 전환한 것이다.
정기적금 잔액도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3조4832억 원으로 전월(32조4530억 원)보다 1조302억 원 불었다. 3월(1조803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다.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연 3.5%)와 유사한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투자 매력도는 떨어진 상태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1년 만기)는 연 3.50~3.60%로 집계됐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의 경우 기본금리가 연 2.60~2.90% 수준으로 2%대로 시작한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 4월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3%로 지난 3월(3.58%)보다 0.05%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다섯 달 연속 하락세다.
하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에 정기예금을 가입하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예금이 불어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 관측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이라면서 “정기적금의 경우 희망적금 만기로 워낙 많이 빠졌었기 때문에 전월 잔액 대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대기 자금 중 일부가 정기 예·적금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14조1055억 원으로 전월(616조3371억 원) 대비 2조2316억 원 줄었다. 반면 증시 대기성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54조3964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8342억 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으로, 내리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편,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2308억 원으로 전월(698조30억 원)보다 5조2278억 원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기준 주담대 잔액은 546조3060억 원으로 전월보다 5조3157억 원 확대됐다. 2개월 연속 증가로 지난 3월 말 이후 두 달간 9조6590억 원 늘었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2조9924억 원으로 전월(102조8050억 원)대비 1874억 원 증가했다. 올해 1~3월 개인신용대출은 약 4조 원이 줄었으나 지난 4월(4029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