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C 대신 소형 PP센터로 구축
컬리나우 성공 여부, 상장 계획 영향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예고한 새벽배송전문 이커머스기업 컬리가 이달 ‘퀵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현금 창출력을 키우기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컬리는 퀵커머스 사업 연착륙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4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 퀵커머스 브랜드 ‘컬리나우(Kurly NOW)’를 론칭할 예정이다. 이미 컬리는 최근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컬리나우 DMC점을 열고 직원을 채용 중이다. 이들은 입고와 상품검수를 비롯해 주문상품 집품(피킹), 포장(패킹), 재고상품 수량조사 및 상품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컬리나우 DMC점은 퀵커머스를 위한 PP(피킹·패킹)센터다. 애초 컬리는 PP센터보다 규모가 큰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MFC) 구축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도심 내 매물 찾기에 난항을 겪자 비교적 소규모인 PP센터로 선회했다. 이곳에서 컬리나우는 냉장·냉동을 포함한 간편식 등을 취급할 예정이다. 자체 배달라이더를 채용하지 않고 배달대행업체와 협력한다. 컬리는 우선 서울 서대문구에서 퀵커머스의 물꼬를 트되, 향후 마포·은평구 등이 서대문구 인접 지역까지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컬리가 올해 신사업으로 퀵커머스를 낙점한 만큼, 컬리나우의 연착륙이 최대 관건이다. 상장을 앞둔 컬리로선 현금 창출력에 기반한 신성장 동력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 최근 컬리는 상장 주관사 등과 협의해 IPO를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앞서 컬리는 작년 초 한 차례 IPO를 철회하면서 향후 흑자 달성과 기업가치를 높여 재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실적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컬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53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도 5억2570만 원을 기록, 사상 첫 흑자를 냈다. IPO 추진에 파란불이 켜진 셈이다. 컬리 관계자는 “당분간 수익성 극대화 전략보다 현금흐름상의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고, 유입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컬리나우의 성패는 컬리 상장에 직결될 전망이다. 퀵커머스는 고객 수요가 꾸준하지만 PP센터, MFC 등 소형 물류센터를 비롯해 배달인력 등 투자비가 많이 들어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사업구조다. 앞서 배민(B마트), 요기요(요마트)와 경쟁했던 쿠팡(쿠팡이츠)이 퀵커머스 사업 ‘이츠마트’ 서비스 구역을 대폭 줄인 것도 비용부담 때문이다. 한때 강남·서초구까지 진출했던 이츠마트는 현재 송파·강동구 등에서만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면서 “컬리나우가 어떤 방식으로 비용 효율화를 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