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유로존 엇갈린 제조업 성적표...통화정책도 달라질까

입력 2024-06-04 14:19 수정 2024-06-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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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미국 제조업 PMI, 3개월 최저
중국·유로존 지표는 회복세
연준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 커져
ECB는 인하 횟수 줄어들 수도

▲왼쪽부터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국기. 출처 힌리히재단
▲왼쪽부터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국기. 출처 힌리히재단
미국과 중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이 나란히 제조업 지표를 발표한 가운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을 놓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저울질하는 중앙은행들이 이번 지표로 행동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7을 기록했다. 3개월 내 최저로, 블룸버그 전망치인 49.5보다도 낮았다. 통상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국면인 것으로 파악한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회장은 성명에서 “지금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여러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전히 수요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투자에는 공급자 주문과 재고 구축, 자본 지출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차이신 5월 제조업 PMI는 전월 51.4에서 51.7로 상승했다. 전망치인 51.6을 웃돌고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앞서 정부가 공개한 PMI는 49.5로 3개월 만에 다시 경기 위축 국면으로 전환해 중국 제조업 회복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달리 차이신은 소규모 수출 지향 기업 위주로 측정하고 있어 결과에 차이가 난다.

차이신인사이트그룹의 왕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에서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여전히 회복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고용 압박, 공급보다 약한 수요가 중요한 문제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창슈 이코노미스트도 “투자자들은 이번 지표를 회복이 탄력받고 있다는 신호로 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함부르크상업은행(HCOB) 제조업 PMI는 4월 45.7에서 5월 47.3으로 상승했다. 여전히 50을 밑돌았지만, 신규주문지수가 2년 내 최고치인 47.3을 기록하는 등 잠재적인 회복 조짐을 보였다.

HCOB의 사이러스 데 라 루비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표는 제조업의 전환점을 나타낸 것일 수 있다”며 “업계는 2023년 4월 이후 지속했던 생산 감소를 멈추기 직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희망적인 것은 미래 생산에 대한 기업 신뢰도가 2022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업 성적이 엇갈리면서 각국 통화정책 전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그렇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5월 제조업 PMI 발표 후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종전 55%에서 59.1%로 높아졌다. 지난주만 해도 50%를 밑돌았지만, 투자자들의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유럽은 금리 인하 개시가 유력한 상황에서 연내 인하 횟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웰스파고의 닉 베넨브로크 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기본 전망은 ECB가 금리를 연 4%에서 3%로 낮추려 한다는 것”이라며 “만일 임금이나 물가 상승률이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으면 ECB는 올해 금리를 0.75%포인트(p) 미만 인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강한 경제 회복은 ECB가 통화정책 완화 초기 단계에서는 점진적인 금리 인하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면서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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