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구제책’ 통했다…중국 주택시장 바닥 찍고 회복 조짐

입력 2024-06-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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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주택 판매, 가파르게 증가
미분양 주택 매입 등 정책 패키지 주효
관련업체 주가, 4월 저점 대비 40% 이상 ↑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인다. 상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인다. 상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주택시장이 당국의 강력한 부양책에 힘입어 바닥을 찍고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중국 상하이와 선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당국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주택 구매자들의 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판매 모두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부진했던 시장에서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긍정적 신호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주말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공급된 300여 가구 가운데 90%가 팔렸다.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는 구매자들의 관심 급증 속에서 할인 혜택을 철회하기도 했다.

회복세는 기존주택 시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하이 부동산 거래 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1~2일 상하이 기존주택 판매량은 지난 한 달간 일일 평균 수치보다 50% 높았다. 선전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레이우지아는 자체 거래량을 인용해 같은 기간 선전시 기존주택 판매가 8% 급증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지난 3년간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내놨던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지방정부와 국유기업 등을 통한 미분양 주택 매입, 주택 구매자 첫 납부금 비율 인하 등의 조치를 담은 ‘부동산 패키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전국 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구매 제한 및 계약금 비율 완화 조치가 시행되는 등 지방정부 단위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대도시인 상하이, 선전, 광저우시가 중앙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주택 계약금 과주택담보대출(모기지) 요건을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최악의 침체가 끝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CGS인터내셔널증권 홍콩의 레이먼드 청 중국 부동산 리서치 책임자는 “5월 중순에 발표된 강력한 정책 지원 이후 시장 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됐다”며 “이달에는 (주택) 판매량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전에 본사를 둔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는 이날 지난달 판매한 주택이 금액 기준으로 233억 위안(약 4조420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3% 줄었으나 4월과 비교해서는 11.5%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홍콩증시에서 완커 주가는 장중 7% 이상 급등했다. 4월 저점과 비교하면 50% 넘게 상승했다.

투자자들도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밋빛 전망에 베팅하는 추세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를 종합한 블룸버그 지수는 4월 저점 대비 42% 뛰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구제책만으로는 전반적인 흐름을 바꾸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켈리 첸 무디스 선임 분석가는 “최근 완화된 모기지 정책은 경제성을 높여 단기적으로 주택 수요를 촉진하겠지만 지속 가능한 판매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미분양 주택 매입 계획은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는 개발업체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 규모가 기존주택 재고를 크게 줄이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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